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여덟번째 반딧불 : 모략당한 이들의 분노의 증언, <내 딸 없이>

미국의 이라크 침략 전황을 독점하다시피 한 CNN은 수많은 오보로 지탄을 받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량살상무기만큼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 이러한 미디어 전략은 '사실로 치장된 거짓'을 진실이라고 믿도록 해 상대에게 치명적 공격을 가하는 악마적 힘을 가지고 있다.

올해 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될 <내 딸 없이>는 미국의 '미디어 사기극'이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오는 23일과 24일, 반딧불에서 먼저 선보이게 될 이 영화는 특히 미국 영화를 통한 '아랍인 악마 만들기'의 성공 사례가 얼마나 기만적인지를 조목조목 들추어내고 있는 작품이다.

91년 개봉된 미국 영화 <솔로몬의 딸>은 국내에도 출시되어 많은 사람들이 보았던 작품으로, 미국인 베티 마무디가 자신의 경험을 담아 출판한 책을 다시 영화로 만든 휴먼 드라마이다. 베티는 이란 출신의 의사 사예드 보조로그 마무디와 결혼해 이란을 방문한다. 이란에 도착하자 남편은 갑자기 폭군으로 돌변, 그녀에게 이란식 생활을 강요하며 폭행과 폭언을 서슴지 않는다. 18개월 이상 시달리다 6살짜리 딸 마탑과 함께 이란 국경을 넘어 도망쳐 자유의 품인 미국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반면, <내 딸 없이>는 이러한 내용의 <솔로몬의 딸>이 중상모략임을 입증하는 다큐멘터리이다. 사예드와 그 지인들의 증언, 베티의 현재 태도를 통해 감독은 베티가 주장하는 탈출극이 사기라는 걸 증명하는 데 성공한다. 또한 모략당한 이들의 사무치는 분노와 딸을 잃은 아버지의 슬픔 역시 드러낸다. 무엇보다도 <솔로몬의 딸>과 같은 거짓이 '걸프전 지지'의 정서적 동인이 되었음을 소리없이 외치고 있다.

7시 30분 광화문 아트큐브에서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