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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버마군부, 정치 테러 멈춰라"

국내 인권단체들·NLD한국지부, 아웅산 수지 석방 촉구


10일 오전 서울 한남동 버마 대사관 앞에서는 버마군부의 민주주의 압살 조치에 항의하는 버마민족민주동맹(NLD)한국지부 회원들과 한국 인권사회단체들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이들의 앞에는 '버마 민주주의'가 드러누운 관이 놓여져 있었다.

나와우리, 아시아의친구들 등이 함께 활동하고 있는 '버마민주화를 지지하는 한국위원회'(아래 한국위원회)가 국내 인권단체들과 개인들과 연대하여 개최한 이날 항의 기자회견에서는 최근 버마군부에 의한 계획적 테러로 아웅산 수지 여사가 감금되고 민주 인사들이 연이어 체포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깊은 우려가 표명됐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버마 북부지역을 지나가던 수지 여사 일행은 군부의 지원을 받는 통일연대발전협회(USDA)의 '매복 공격'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야당인 민족민주동맹의 지도자들과 지지자 100여 명이 살해되거나 실종됐다. 그러나 버마군부는 이 사건을 군부와 민족민주동맹 지지자들 사이의 유혈충돌로 규정하고, 이를 빌미로 수지 여사를 감금하는 한편 200여 명에 달하는 민주인사들의 체포와 가택연금, 대학 휴교, 민족민주동맹 사무실 폐쇄 등의 조치를 단행했다.

한국위원회와 인권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아웅산 수지와 버마 민주화에 대한 군부의 계획된 테러"로 규정하면서 △감금된 수지 여사와 민주 인사들의 즉각 석방 △폐쇄된 민족민주동맹 사무소의 재개방 △1990년 5월 총선 결과에 따른 즉각적 정권 이양 등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버마 대사관측에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 1일부터 다니던 직장마저 그만두고 삭발까지 단행한 채 대사관 앞에서 연일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는 버마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 회원 20여명도 함께 해 "Free Burma!"를 외쳤다. 지난 2001년 심부전증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해온 르윈 씨 역시 건강의 위험을 무릅쓰고 시위에 참석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지난 6일 한국을 방문한 '버마정치범을위한지원연합'(AAPP)의 부찌 공동 사무국장은 이번 테러의 배경에 대해 "버마군부는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지난해 5월 수지 여사의 가택연금을 해제한 이후 자유로운 정치활동을 보장하는 척 하면서도 모든 활동을 사전에 신고하도록 하는 등 사실상 정치활동을 억압해 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지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 열기가 계속 높아지자, 이번 테러를 통해 수지 여사와 민족민주동맹을 탄압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운동의 지도부로서 버마의 민주화와 학생 정치범 석방을 위해 활동하다 7년이 넘게 투옥생활을 해야 했던 부찌 씨는 1999년 태국으로 건너가 2000년부터 '버마정치범을위한지원연합'을 결성해 해외에서 버마 민주화 지원활동을 펼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