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 국회 통과…'망국적 결정' 규탄의 목소리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이 끝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국민의 파병 반대 외침을 외면한 국회와 노무현 정부는 부시와 함께 '확실한' 침략전쟁의 공범자가 되었다.
13일 오후 추가파병 동의안은 국회 재적의원 271명 중 212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찬성 155명, 반대 50명, 기권 7명 등 찬성표의 압도적 다수로 가결되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65년 베트남전 이후 최대 규모인 군인 3천600여 명을 이라크로 파병하게 되며, 이 숫자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이날 국회 밖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파병결사저지 결의대회를 하고 있던 천여 명의 참가자들은 추가파병 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분노와 개탄을 모아 국회를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아래 국민행동)은 "국민의 대의기관이라는 국회가 또 한번 국민을 배신하는 폭거를 저질러 이 나라의 젊은이를 더러운 침략전쟁의 총알받이로 내모는 망국적인 결정을 했다"며 노무현 정부와 국회를 강력히 규탄했다. 또한 "인류역사상 가장 야만적인 침략전쟁의 공범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국민들에게 또다시 절망을 안겨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국회 앞에 모인 사람들은 비록 파병안이 통과됐지만 파병을 막기 위한 행동을 계속해서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파병을 저지하기 위한 행동이 '지금부터 새로운 시작'임을 알리는 결의를 다졌다. 국민행동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한지 1년이 되는 3월 20일 전 세계 평화세력과 연대하여 거센 반전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여한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정부와 국회는 애써 파병부대가 '재건지원 부대'라고 위안하고 있지만 한국은 사실상 미국과 영국에 이어 제3의 전범국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씨는 "미국을 도와 이라크에 군대를 보냄으로써 국내외적으로 갈등의 불씨를 안고 있는 꼴이 되었다"며 "국내에서 이런 흐름은 테러방지법 제정과 같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이라크 내에서 점령군은 이라크 민중을 향한 폭력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쟁명분으로 들이밀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고, 이라크에서는 점령군에 대한 저항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규모 이라크 추가파병으로 한국정부는 국내에서는 물론 전 세계 반전평화운동의 표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