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미등록이주노동자 '색출작전'을 펴고 있다. 고용허가제 시행에 걸림돌이 된다며 이 땅에서 4년 이상 노동한 외국인들을 전국을 샅샅이 뒤져 추방시키겠단다.
고용허가제 시행을 앞두고 정부는 길을 가는 이주노동자들에게 무조건 수갑을 채우고, 한밤중에 공장을 급습해 일을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끌고 가는 것도 모자라 예배를 드리러 가고, 친구의 결혼식에 참가한 이주노동자들까지 연행해 미등록이주노동자를 강제로 추방시켜 왔다. 치료 중인 환자와 임금 체불 등으로 진정 중인 이주노동자도 정부의 무자비한 단속 앞에서는 예외일 수 없다. 공장, 주택, 길거리 심지어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단체까지 가리지 않고 쳐들어가 눈에 보이는 대로 이주노동자들을 잡아가 이 잡듯이 찾아내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는 '강력한 합동단속'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야만적인' 단속 이후에 일일 평균 자진출국자가 50명에서 100명으로 늘었다며 신이 났다. 그러나 수갑과 곤봉 그리고 가스총과 전기 충격기까지 동원되는 단속과정은 이주노동자들에게 공포와 폭력 그 자체일 뿐이다. 결국 강제추방의 두려움에 떨다 이주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단속이 무서워 집밖으로 나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어두운 방 한 칸에 의지해 마음을 졸이며 살아가고 있다. 잡혀서 본국으로 추방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이주노동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정말 정부가 강제추방을 통해 얻으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강제추방으로 이주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전근대적이고 야만적인 정책은 이미 비극적인 상황을 예견하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고용허가제를 핑계로 한 이주노동자에 대한 야만적인 강제추방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을 전면 합법화하고 차별과 배제가 아닌 평등과 공존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2641호
- 2004-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