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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합동단속방침을 즉각 중단하라!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합동단속방침을 즉각 중단하라!
- 자본의 이익만을 보장하기 위한 단속을 철회하고, 이주노동자를 전면 합법화하라.


법무부는 5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합동단속을 8월 1일부터 12월말까지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후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단속과정에서 수 없이 많은 인권침해를 자행했다. 주거공간을 함부로 침입하여 체포하고 가스총을 사용하거나 수갑을 채우는 것은 기본이며, 동물취급하며 그물총을 쏘는 등의 인권유린을 하였다. 결국 단속 강화는 심장마비로 사망하거나 자살하는 노동자를 낳았으며 여수화재참사의 비극으로 이어졌다.

법무부는 이번 합동 단속의 배경을 외국인 고용허가제와 방문취업제의 정착 및 외국인 체류질서 확립이라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일자리 잠식이라는 방식으로 노동시장 왜곡, 외국인 밀집지역 슬럼화, 각종 외국인 범죄 증가 등의 예방이며 사업주도 처벌하겠다며 단속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그러나 이는 이주노동자와 한국인노동자를 이간질하여 단속에 대한 국민의 비판을 차단하고 지지를 받으려는 얕은 수작일 뿐이다. 사업주를 처벌하겠다는 것 또한 그동안 비판받아온 ‘고용허가제’가 내포한 이주노동자의 ‘노동권 침해’ 문제를 ‘일부 사업주’의 문제로 호도하려는 방책일 뿐이다. 외국인 밀집지역의 슬럼화를 막으려면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종차별적 시선을 거두고 저임금을 시정해야 할 것이다. 국가 인권위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2년과 2005년을 비교해 이주노동자의 실질임금은 10% 하락했고 노동시간도 273시간에서 280.4시간으로 늘어났다. 노동3권은 여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

미등록이주노동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체류기간을 기준으로 일부에게만 합법적 지위를 주고, 일부는 추방하는 차별적인 정부정책 때문이다. 올해로 ‘고용허가제’가 실시된 지 만 3년이 되었다. 미등록체류자는 이전부터 존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고용허가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10개 국가들만을 합법화 대상 국가들로 한정하는 것은 선별이 아니라 ‘차별’이다. 또한 자진 출국한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재입국하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말은 2003년 자진 출국한 이주노동자 중 들어오지 못한 이주노동자가 1만 6천명이었던 현실에서 믿을 수 없다. 오히려 출국 조치 후 재입국하려면 사업주와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진출국 또한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에게 무한 권력을 휘두르게 하는 힘으로 작용할 뿐이다. 더구나 고용허가제는 ‘1년 단위 계약 갱신’,‘체류기간 3년 한정’이라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러한 법 때문에 이주노동자는 고용주의 동의 없이는 사업장을 옮길 수 없으며, 계약해지는 이주노동자를 불법신분으로 만들고 있어 ‘고용허가제’는 ‘노예허가제’라고 비판받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도 불법체류를 낳는 현행법을 개선하기보다는 단속만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노골적으로 자본의 편에만 서겠다는 것이다. 자본의 이동은 막지 않고 노동자의 이동만을 제한하겠다는 것은 ‘제한’이라는 이름의 노동통제일 뿐이다. 비극적 참사를 막는 것은 단속이 아닌 전면적인 합법화뿐이다. 열악한 노동조건과 저임금 속에 시달리는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합동단속을 중단하고 인권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07년 8월 17일
인권운동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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