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경쟁을 통한 파국이 아닌 평화를 위한 용기를
지난 5월 25일 북한의 2차 핵실험 및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남한 정부는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 전면 참여를 발표했다. 이후 남북 사이에는 ‘정전협정 무효’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남북관계는 이명박 정부 이후 줄곧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남한 정부의 ‘북한인권’ 정치적 악용,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북한을 ‘적’으로 겨냥한 한미 합동 대규모 군사훈련 ‘키 리졸브 훈련’ 실시, 금강산 관광 중단 및 개성공단 제한 등 남북관계는 악화를 넘어 군사적 충돌로까지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까지 서로의 잘잘못을 따져가며 끝까지 대결을 밀어붙일 셈인가.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은 가능성을 넘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 전쟁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도 커져가고 있다.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추모와 현 정부와 검찰에 대한 불만은 어느새 전쟁에 대한 불안으로 잠식당하고 있는 듯하기까지 하다. 이에 불안 심리를 부추기는 언론들의 무책임한 행태도 한몫 거들고 있다.
남북관계 악화는 정책적 결과일 뿐이다. 더 이상의 악화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충돌로 치닫고 있는 남북한 정부의 끝없는 시비 가르기는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를 인질로 삼고 벌이는 전쟁놀음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 때마다 매번 “전쟁만은 안된다”고 하는 절박한 외침은 오히려 무기력하게 들린다. 남북관계 앞에서 행정부는 국가의 주권마저 대리하려 하는가. 우리는 평화를 선택할 우리의 자주적 권리를 포기한 적 없다.
모든 이유를 떠나 남북한 정부는 지금의 군사적 경쟁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전쟁은 안된다.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대결을 인권과 평화를 위해 먼저 멈출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외부와의 대결과 충돌을 통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위악한 정치의 전형이다. 남북 정부 모두 당장 전쟁놀음을 멈추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남한 정부라도 대결을 먼저 멈출 수 있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2009. 5. 28
인권운동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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