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한달 동안 시국사건에 관련되어 구속된 사람이 무려 2백9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상임의장 서경순, 민가협)의 ‘양심수 후원회’에서 매월 발행하는 <후원회 소식지>에 따르면 6월 한달 동안 구속된 양심수는 ‘6‧18 남총련 사건’ 구속 자 1백15명, 철도‧지하철 파업관련 등 노동자 42명, 구국전위 관련 23명, 국제사회주의자 그룹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23명, 광주 미문화원 앞 시위 등 4명에 이른다. 민가협은 “신문, 구속 자 가족, 노조 등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실제로 남총련 구속 자는 민가협 발표보다 많은 1백17명이다).
이들에게 적용된 법규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및 기차교통방해 혐의, 기물파손 혐의, 노동쟁의조정법상의 제3자 개입 혐의, 국가보안법상의 반 국가단체 및 이적단체 구성‧가입, 찬양동조, 국가기밀누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이다.
6월 달에 시국관련 구속자가 유난히 많은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남총련, 구국전위 사건 관련자 등이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총련 등의 1백15명 구속, 철도‧지하철파업의 대량구속 등은 북한 핵 문제로 조성된 ‘신 공안’ 분위기의 결과라는 혐의가 짙다. 또 7년 전 출판한 책마저 문제삼은 백산서당의 김철미 씨 구속에서 보듯이 잠깐동안 개폐논쟁을 벌였던 국가보안법은 우리 사회에서 끝없이 ‘양심수를 양산하는 원천기능’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또 독재정권시절 노동자의 권익을 탄압하는데 이용되고 ILO에서도 개정을 권고하고 있는 직권중재, 3자 개입금지 등으로 인한 구속도 여전하다.
한편 지난 13일 경찰이 서총련 간부 등 55명을 구속 영장 없이 연행‧조사하고 접견을 못하게 하는 등 초보적인 인 신 구금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도 유치장 및 교도소를 채우는데 ‘기여’하고 있다.
결국 군사독재 시절에 만들어져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국가보안법, 노동관계법 등의 민주적 개폐와 형사소송절차 등을 지키지 않고는 6월과 같은 대량구속으로 감옥은 더욱 만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권하루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