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에서 미군범죄에 대한 무기한 단식농성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인권하루소식 11월 8일자, 281호) 주한미군범죄 근절을 위한 운동본부(공동대표 김상근 목사 등, 이하 운동본부)는 8일 주한미군사령관 앞으로 한국인 세 모녀를 폭행한 미 헌병을 처벌할 것과 유사사건의 재발을 위한 대책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 한미행정협정의 개정 등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우송하였다. 운동본부는 지난 4일 이 서한을 미군사령부에 전달하려 했으나, 미군 당국이 취재 기자가 많다는 이유로 서한 접수를 거절, 6일 운동본부 측에서 미군사령부 공보처장 짐 콜스3세를 만났으나, 규정상 서한 전달이 불가하다며 접수를 다시 거절하여 이날 우편으로 발송하게 되었다고 운동본부 측은 밝혔다.


세 모녀를 연행, 폭행, 모독한 미 헌병대

이 항의서한에 따르면 지난 10월 25일 미군과 국제 결혼한 딸 설은하(40, 한남동 외인주택 거주)씨를 방문한 설씨의 노모 김금순(68)씨가 딸이 준 찹쌀과 쇠고기를 빌미로 미군 헌병들에게 “미군물품판매상‘이란 누명을 쓰고 오후 9시 40분 경 미 헌병대에 강제연행 되었고, 이에 항의하는 두 딸마저 감금, 조사 당하였다.

소식을 전해들은 딸 설은하, 설은주(30)씨가 미 헌병대의 연행 조치에 항의하지 미 헌병들은 폭행을 하며 수갑을 채우고 이들마저 연행하여 조사하였다. 이 과정에서 김금순 씨는 조사과정에서 지나친 쇼크로 기절하여 옷에 오줌을 싸기도 하였고, 미 헌병들은 노모를 병원으로 옮겨달라는 설은하 씨의 요구를 거절한 채 오히려 심한 모욕감을 주었다.


무혐의 드러나자 이번에는 공무집행 방해로 몰아

조사에서 별다른 혐의가 없자 설은주 씨를 연행 2시간만에 한국경찰에 인도했고, 설씨는 5시간 동안 구금, 조사를 받았다. 더욱이 미군 헌병대에서는 설은하 씨와 설은주 씨에게 오히려 자신들의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며 죄를 뒤집어 씌웠다.

이 사건으로 설은하, 설은주 씨는 각각 전치 2주와 10일의 상해를 입었으며, 김금순 씨는 심한 정신적 육체적 충격으로 병원에 몸져 누워있다.

이 항의서한에서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이번 사건의 가해자인 미 헌병대 그림 중사 등 4명을 법에 따라 엄벌에 처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손해배상을 조속히 실시할 것”을 요구하였다.

운동본부 조재학 간사는 “올해에도 미군 영내에 연행되는 한국 민간인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때마다 형식적인 사과로 일관하고 있다‘며 한미행정협정의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하였다.

한편, 5일에도 이태원에서 미군병사가 한국인 한 명을 폭행하여 심한 상처를 입히는 사건이 일어나 문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