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총파업 집계 왜 그리 작은가
총파업 21일째를 맞은 마침내 민주노총이 지하철, 한국통신 등 공공부문의 파업돌입을 지시한데다 한국노총의 가세로 총파업의 양적·질적 규모는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집계에 의하면, 총파업에 참가한 노조는 총 1천9백개에 달하고 참여인원은 72만여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날 노동부가 발표한 파업규모는 4백92개 노조의 10만명선. 발표수치 간에는 무려 7배가 넘는 이해하기 어려운 차이가 발생하고 있으며, 노동부의 지나친 축소보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파업집계 방식은 각 단위노조와 산별노조의 보고를 토대로 하고 있다. 물론 양대 노총에서 말한 72만여 명이 모두 전면파업에 돌입한 것은 아니다. 민주노총의 경우, 파업결의를 밝히고 집행부의 방침에 따르고 있는 사업장이면 모두 파업사업장으로 집계된다. 예를 들어 병원노련은 전체 조합원이 파업에 돌입했지만 응급실 등에선 일부 조합원이 근무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들 조합원들이 파업 의사가 분명한데다 집행부의 방침에 따른 근무이기 때문에 파업인원으로 집계한다는 것이다.
반면 노동부는 지방노동사무소의 보고를 토대로 파업현황을 집계하고 있다. 이것이 축소발표를 하게 되는 이유라는 지적이 있다. 박석운 범국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회사에서 축소 보고한 내용과 지방노동사무소에서 축소 보고한 자료를 가지고 통계를 내기 때문에 노동부는 실제 인원보다 축소된 내용을 발표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부의 축소보도는 노동자 투쟁의 심각성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노동부의 집계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노총의 관계자는 "10명이 조업하던 생산라인에서 5명이 파업을 하고 나머지 5명으로 라인이 운영될 경우, 노동부는 정상가동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주진우 조사통계부장은 "노동부는 주로 집회에 참석한 인원을 파업인원으로 집계하고 있다. 파업 후 집에서 쉬는 노동자가 있다면, 노동부는 그를 파업인원에서 제외시킨다"고 밝혔다.
15일 오전 11시경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노총의 파업인원이 2만8천9백78명이라고 밝혔다. 잠시 후 낮 12시 여의도광장에는 4만명에 달하는 한국노총 조합원이 집회에 참석했다. 노동부의 축소집계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