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동 철거폭력사건
도원동 재개발지구 철거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박순호(31·여) 씨와 박혜영(25·여) 씨가 12월 24일 적준토건(주)과 용문파출소를 상대로 용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두사람은 그간 피고소인인 정숙종(적준토건 대표이사) 씨가 지난 12월 경 "세입자들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쫓아내라"고 지시하였으며, 이에 도원동 현장소장 등이 16일 빈집(공가)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세입자들에게 복부와 허리,머리등에 대한 직접적인 구타,폭력을 행사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 날 10시 경 용문파출소장 한용희 씨는 파출소 직원 10여명과 함께 철거깡패들의 폭행장면을 목격하고도 이를 수수방관하고 직무를 유기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17일 사당의원에서 치료를 받은 박순호 씨는 '우견관절 및 요부에 다발성 염좌,찰과상'등을 입고 14일간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또한 박혜영 씨의 경우 23일 한양대학병원에서 좌우측두정부의 탈모증에 따른 최소 3개월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진단이 나왔다<본지 12월 19일자 참조>
적준, 폭행사실 언급 회피
용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박순호, 박혜영 씨는 같은 달 27일 대질심문을 받았다. 하지만 적준토건측에선 직접 폭력을 행사한 사람들은 불참한 가운데 단순관련자들만 대질신문에 응했다. 적준측은 이 과정에서 "직접적인 폭행가담자들은 일용직 고용인이며 현재 부재중인 관계로 사실 확인이 안되고 있다"면서 폭행사실에 대한 언급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할 관공서 수수방관
도원동철거민대책위는 "철거깡패 10여 명이 매일 상주하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철거폭력과 재개발법에 명시된 가수용단지 설치에 대해서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측의 수수방관하는 태도에 대해 질타의 목소리를 높였다.
88년 설립된 적준토건(주)은 서울시내 주요 철거용역을 수주하고 있는 회사로서, 지난해 7월 25일 전농동 박순덕 씨 사망 사건 등, 수 차례에 걸친 철거폭력사건에 연루돼 고소, 고발을 당하는 등 물의를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