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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공권력 투입에 항의 2명 분신

경찰, 화염병 사용으로 인한 과실 주장


26일째 노조측과 대화를 거부하다 결국 공권력을 투입한 회사측의 처사에 분노해 노조간부 2명이 분신, 중태에 빠졌다. 더욱이 전경들이 화상을 입은 2명을 병원에 즉시 후송하지 않고 20여분동안 전경차에 태운채 폭행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4월11일부터 전면파업을 벌여온 구미 한국합섬 노조(위원장 황영호)는 4일 회사측(대표이사 박동식)의 공권력 투입요청에 출동한 전투경찰이 조합원을 폭행하자 이에 항의하며, 이진권(33, 부위원장)씨와 서상준(32, 회계감사)씨가 온몸에 신나를 붓고 분신했다.

구미 순천향병원에 치료를 받던 두 사람은 현재 서울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중이며 이씨와 서씨는 각각 40%와 25%의 화상을 입은 상태이다.

한편 회사측은 그동안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불법파업에 대해 24억6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했다. 또한 교섭 중에는 ‘회사는 망해도 노조는 인정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되풀이 해 왔다<하루소식 4월26일자 참조>.

또한 노조측에 의하면 사고 당일, 제2공장의 장성택(전무이사)씨등 관리부 직원 1백여명이 구미노동청을 방문해 “불법파업이니 공권력을 투입해 해결하라”며 요청했다고 한다. 요청을 받고 전투경찰 1백50여명이 제2공장에 투입돼 조합원들을 폭행·연행했으며, 이에 항의해 이씨등이 분신을 했다. 그동안 연행된 조합원들은 구미경찰서등 4곳에 분산되어 조사를 받고 있으며, 그중 신영호(26, 대의원)씨등 43명은 화염병 사용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언론의 편파보도로 노동자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다. 6일자 문화일보 사회면 기사는 화염병을 던지다 실수로 화상을 입게 되었다고 한 경찰의 입장만을 싣고 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조합원들은 화염병을 던진 적이 없으며 특히, 부위원장 등은 화염병을 들지 않았음을 주장했다.

이씨와 서씨가 치료 중인 한강성심병원에는 이병원(부위원장)씨등 13명이 병상을 지키고 있다. 이씨의 부인 박은숙(25)씨는 이씨가 이틀째 응급실에서 있는 것을 불안해 하며 “화상은 그 자체보다 다른 병으로 전염되는 것이 무서운데 이사람 저사람이 드나드는 응급실에서 있어야 하니 너무 안타깝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병원측은 그동안 입원실이 없다는 이유로 이씨를 응급실에 두었으며, 서씨는 6일 오전에야 준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한편 한국합섬 서울무역부에서 입원비를 가지고 온 유한상(상무이사)씨는 “원만히해결이 되지 않고, 이러한 불운한 일이 생겨 착착한 심정이지만 경찰측의 주장과 완전히 상반돼 어느 쪽 말을 믿어야 할 지 모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분신이라는 것이 조합원들이 보는데서 하는 것 아니냐”며 은연중 경찰측 주장을 두둔하는 입장을 보였다.

분신사건이후 6일 오후 7시에 한국합섬노조는 전조합원 집회를 열고 △경찰 투입과 관련한 책임자 처벌 △강제연행.구속노동자 석방 △사건조작 중단 △ 교섭에 임할 것 △노동부는 회사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엄중처벌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강성심병원(633-9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