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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4회 인권영화제 작품 소개 ① 모든 권력을 민중에게, 에스코바의 자살골

오는 26일부터 12월 2일까지 동국대학교 학술문화회관에서 제4회 인권영화제가 열린다. 외국 작품 28편, 국내 작품 14편 가운데 주요 상영작을 소개한다<편집자주>.


모든 권력을 민중에게 All Power To the People
미국/1997/리류리 감독/115분/다큐멘터리

개막작으로 선정된 <모든 권력을 민중에게>는 1966년부터 82년까지 미국 흑인 민권운동을 이끌었던 좌파정당 ‘흑표범당’의 왜곡되고 묻혀있던 이야기를 침착하게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영화에는 이 정당에서 활동했던 민권운동가들이 등장하는데 백인경찰을 죽였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17년 동안 옥살이하고 있는 무미아 아부자말의 옥중인터뷰도 접할 수 있다. 그의 무죄가 입증되고 있지만 최근 필라델피아 주정부에 의해 그의 사형집행일이 공고된 상태. 영화는 미정부 문서를 분석하고 전 FBI나 CIA요원, 흑표범당의 일원, 인권운동가들을 인터뷰함으로써 역사속에서 왜곡된 좌파계급 정당의 활동을 반추함과 동시에 미국이 ‘코인텔프로’(미국 FBI의 대 파괴자 정보활동)라는 가공할 계획을 통해 이들에게 어떠한 인권침해를 일삼았는지를 또박또박 보여주고 있다. 한때 흑표범당 당원이었던 리류리 감독은 “진실 없인 사과도 없고, 사과없인 진실도 없다. 진실을 밝히고 솔직히 사과할 때만이 화해도 가능하다”는 일침을 던진다. 유럽 7개국에서 방송되었지만 미국에서는 방송금지된 작품이다.


에스코바의 자살골 Escobar's Own Goal
아일랜드/1998/마이클 휴이트 감독/51분/다큐멘터리

영화는 언론인이며 축구팬인 리차드 샌더스가 지구상에서 가장 폭력적이며, 국제적으로 코카인 밀매가 성행하는 콜롬비아의 매드린을 여행하는 행적을 담는다. 콜롬비아에서 축구란 스포츠 이상의 의미다. 콜롬비아의 거의 모든 사회 시스템은 마약상에게 장악돼 있는데 축구 역시 예외는 아니다. 94년 월드컵. 콜롬비아의 대표팀은 미국과의 경기에서 절대 지면 안 된다는 마피아의 위협을 받는다. 그러나, 후반 34분경 수비수 안드레 에스코바는 자살골을 넣고, 그 결과 콜롬비아는 경기에서 패하고 만다. 경기 후 휴식을 취하기 위해 고향 매드린을 찾은 그는 마약거래상에 의해 살해당한다. 총탄으로 삶을 마감한 콜롬비아 축구선수의 삶에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유명한 축구선수의 죽음 때문이 아니라 하루 평균 60여명이 살해당하는 콜롬비아의 폭력적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