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서약서를 작성하고 사면된 김태완(30, 97년 서총련 집행위원) 씨의 가석방이 취소됐다. 준법서약서를 작성하고 석방된 양심수의 가석방이 취소되기는 지난해 송계호(31, 한총련 정책위원) 씨에 이어 두 번째다.

김 씨의 어머니 이범자 씨에 따르면 지난 1월말 순천지원에서 사람이 나와 '아들의 가석방이 취소됐으니 아들을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고 갔다. 갑작스런 가석방 취소 소식에 놀란 이 씨는 법무부로 사실을 확인했는데 담당자는 "이적단체인 한총련과 함께 준법서약서 폐지를 요구하며 농성을 한 것이 이유"라며 "김 씨는 현재 수배상태"라고 밝혔다. 게다가 담당자는 왜 진작 알려주지 않았냐는 이 씨의 질타에 "미리 알렸으면 도망갔을텐데 왜 가르쳐주냐"는 망발도 서슴지 않았다.


가석방 취소하고 거짓말

이에 대해 이 씨는 "태완이가 농성을 시작한 이후 마포서 형사들이 계속 집안을 감시하기에 혹시 가석방이 취소된 것이 아니냐고 몇 차례 물어봤지만 그때마다 '가석방은 절대 취소되지 않았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사실을 확인해본 결과 마포경찰서장이 가석방 취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씨는 또 "법무부에서 이번 달 내로 출두하면 선처해주겠다는 의견을 타진해왔다"면서 "태완이의 가석방 취소는 실정법을 위반해서가 아니라 준법서약제 폐지를 요구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비난했다.

민가협의 채은아 간사는 "개인이 스스로의 양심에 비춰 틀린 것을 틀렸다고 주장한 것 뿐인데 그것을 이유로 가석방을 취소시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며 "국가가 공권력을 무기로 개인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98년 8월 준법서약서를 작성하고 사면된 김 씨는 그해 9월부터 명동성당에서 송계호 씨 등과 함께 준법서약서 폐지를 요구하며 넉달간 농성을 벌였다.

한편 지난해 10월 가석방이 취소돼 재 수감된 송 씨는 현재 가석방취소처분 취소 소송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