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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비정규직노동자 분노 폭발

민주노총 "전 조직 차원, 비정규 문제 돌파"


"노동자면 노동자이지 노동자에 '준'하는 게 뭐냐?" "비정규직도 사람이다. 근로기준법 완전 적용하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한 하루였다.

16일 오후 민주노총(위원장 단병호)은 서울역 광장에서 올해 첫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집회엔 한국통신 계약직·이랜드 노조를 비롯해 레미콘 기사, 보험모집인, 골프경기보조원, 홍익매점 판매원 등 특수근로형태 노동자들까지 각종 비정규직 노동자 1천5백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비정규직 생존권 보장 △비정규직 관련법 개정 △정규직과의 차별 철폐△복수노조 금지 조항 삭제 등을 요구했으며, 얼마 전 결정된 복수노조 유보와 간간이 들리는 근로기준법 개악 소식 때문인지 매우 격앙돼 있었다.

"오늘 1천7백명의 대우자동차 직원이 잘렸는데 그게 노동자 탓인가? 해외 도피중인 김우중 탓인가?" 서울역 맞은 편 대우빌딩을 가리키며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이 외치자 노동자들은 분노에 찬 함성을 터뜨렸다. 단병호 위원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고용불안에 떨고 있는데 정권과 자본은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이 난국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힘을 합쳐 뚫고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규탄도 이어졌다. 파업 2백일을 넘긴 한성컨트리클럽 노조 임재균 위원장은 "사측이 지난해 12월 경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노동자에 대한 원직 복직을 명령받고도 아직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교섭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일부 조합원에게 해고통지서를 보내는 만행까지 저지르고 있다"고 폭로했다. 또한 파업 2백50일을 넘기면서도 교섭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이랜드 노조, 복수노조 금지에 묶여 노조 결성조차 못하고 있는 홍익매점 판매원, 노동자에 '준'한다는 노동부 판정으로 인해 산재·의료보험 등 근로기준법 상의 보호에서 배제된 보험모집인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막힌 사연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민주노총은 앞으로 "△정규·비정규직 연대투쟁 강화 △산별노조 산하에 비정규직 전담 특별기구 설립 및 기금 편성 △단위사업장 규약 개정 운동 등을 통해 전 조직적 차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돌파해 나가겠다"고 밝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