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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5․5 인권영화제 「이슈포커스」작품 소개


▲ 세 개의 보석이야기 Tale of the Three Jewels/개막작
1995/ 106분/ 미쉘 클레이피/ 극영화/ 컬러/ 팔레스타인&프랑스

가자 지역 난민촌에 사는 12살 소년 유세프는 우연히 만난 집시소녀 아이다를 사랑하게 된다. 아이다의 신비스러운 분위기에 끌린 그는 어른이 되면 그녀와 결혼할 거라고 맹세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그녀의 할머니가 잃어버린 3개의 보석을 찾아오는 것. 유세프의 아버지는 인티파타(저항운동)에 가담한 이유로 옥살이를 하고 있고 그의 형은 무장운동으로 쫓겨다니는 신세다. 영화의 배경이 되던 때는 이스라엘의 미친 총질이 난무하고 있는 헤브론 학살 당시. 분쟁의 아수라 속에서 유세프의 꿈은 좌절과 대치하기 마련이다.

이미 <갈릴리에서의 결혼>으로 팔레스타인의 고난을 인권영화제에 소개한 바 있는 이 지역 출신의 감독 미쉘 클레이피의 최근작이다. 총알과 돌팔매가 교전하고 있는 가자 지역에서 촬영된 첫 번째 장편 극영화.


▲ 팔레스타인, 땅의 역사 2 PALESTINE:Story of a Land2
1993/ 60분/ 시몬느 비통/ 다큐멘터리/ 컬러․흑백/ 프랑스

수난의 땅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뉴스릴과 기록화면을 통해 서술한 다큐. 모두 2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작품은 50년에서 91년까지를 말하는 2부다. 48년 이스라엘 건국이후부터 팔레스타인 정치사에 몰아닥친 광풍을 차분히 짚어보고 있다. 특히 아라파트를 비롯해 나세르, 라빈, 사다트 등 중동 지역의 정치인들을 살펴봄으로써 팔레스타인의 분쟁과 평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탐구하는 것이 흥미롭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 중심이 아닌 팔레스타인 중심의 역사라는 점.


▲ 119발의 총성 + 3
119 Bullets + Three
1995/ 60분/ 예우드 레바논&아미트 고렌/ 다큐멘터리/ 컬러/ 이스라엘

1994년 이스라엘 극단주의 집단 Kach(카흐)의 일원인 골드슈타인은 기도하고 있는 아랍인 등뒤로 119발의 총알을 퍼붓는다. 바로 헤브론 학살. 이듬해 11월 평화협정의 이스라엘 쪽 담당자였던 라빈은 암살범이 쏜 3발의 총에 맞아 숨진다. 이스라엘의 극단주의가 저지른 대표적인 범죄들이다.

예우드 감독은 이미 그의 초기작 <허니 커넥션>을 통해 극단주의를 예언한 적이 있다. 감독은 헤브론 학살 직후부터 ‘예언의 실천자’들의 실체를 집요하게 파헤쳐 그것을 카메라에 담았다. 피를 부르는 광인들과 대화를 시도해야 하는 동시대 이스라엘인의 고민과 좌절을 통해 이스라엘을 지배하는 정신이 무엇인지 깨우쳐 준다.


▲ 나지 알 알리 Naji Al-Ali, an artist with an vision
1999/ 52분/ 카심 아비드/ 다큐멘터리/ 컬러/ 영국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후 30년 동안 나는 항상 감옥에 갇힌 아랍인들을 생각했다. 나는 죽음을 각오하고 그림을 그린다.” 난민촌 출신의 나지는 팔레스타인의 저항적 카툰작가이자 언론인이며 출판인이다. 수천 장의 카툰을 그린 그는 레바논을 근거로 활동했다. 이스라엘뿐 아니라 PLO 정치 엘리트들에게도 ‘촌철살인’의 필봉을 휘두른 그는 1987년 6월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영화는 팔레스타인 민중의 심중을 뛰어나게 표현한 나지를 동료와 가족을 통해 회고한다. 물론 그의 뛰어난 카툰을 감상하는 재미도 녹아있다.


▲귀환 없는 평화?
Peace with no Return?
1995/ 61분/ 엘 시반/ 다큐멘터리/ 컬러/ 팔레스타인&프랑스

팔레스타인 분쟁의 핵심은 살던 땅에서 내몰린 사람들의 귀환 문제. 예루살렘, 가자와 요르단 서안에서 쫓겨난 수백만의 난민촌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던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 유혈투쟁에 마침표를 찍는 유일하며 근본적인 해결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1백년도 넘은 땅문서를 고이 간직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촌 사람들은 이 곳에 새 집 짓고 살게 된다할 지라도 ‘귀환없이’는 자자손손 ‘난민’일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절규를 가장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영화.


▲ 정착민들 Settlers
2000/ 62분/ 숀 맥켈리스터/ 다큐멘터리/ 컬러/ 영국

예루살렘의 회교도 거주지역에 살고 있는 알리는 6일 전쟁 때 투옥되어 17년 동안 옥살이한 경험이 있는 한 때는 테러리스트였다. 그는 현재 예루살렘 여행가이드이다. 82년 미국에서 돌아와 이 곳의 ‘정착민’이 된 도브는 유태인이 팔레스타인 땅을 ‘물려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는 전형적인 ‘유태인의 아들’. 영화는 이 둘의 삶을 번갈아 보여준다. 동시대 같은 공간에 살고 있지만 점령자와 피점령자의 삶은 장조의 선율과 단조의 그것처럼 대조적이다. 억압의 상하관계에 놓여있는 두 사람의 속내, 그것은 일상의 속살을 드러낼 정도로 밀착되어 있는 카메라를 통해 낱낱이 드러난다.


▲ 기억의 노예 Izkor, Slaves of Memory
1997/ 97분/ 엘 시반/ 다큐멘터리/ 컬러/ 이스라엘&프랑스

이스라엘의 학교에선 유월절 한 달 전부터 기념행사를 준비한다. 구약시대 이집트에서 겪은 식민지 종살이부터 2차 대전 나치학살에 대한 기억까지 이스라엘 역사를 관통하는 재난과 학살에 대한 반복 교육이 병행된다. Izkor는 히브리어로 ‘기억’을 말한다. 영화는 기억의 반복을 통해 강요되는 시오니즘의 실체를 말하고 있는데 이스라엘 사회 내면에 드리워진 획일적 이데올로기의 전파과정을 드러내면서 이스라엘 사회의 불관용, 궁극적으로 그것이 몰고 온 ‘폭력’을 말하고 있다.


▲ 필드 다이어리 Field Diary
1982/ 83분/ 아모스 기타이/ 다큐멘터리/ 컬러/ 이스라엘

이스라엘의 작가 아모스 기타이의 82년 작. 이미 칸느 등 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바 있는 그는 이스라엘인으로서 이스라엘을 통렬히 비판하기로 유명하다. 82년 레바논을 침공한 이스라엘은 가자, 요르단 서안 등으로 활발히 영토를 확장해 나간다. 점령지엔 ‘정착민’들이 포크레인 등을 동원해 아랍사람들과 집을 쓸어버린다. 돌팔매질과 슬픈 노래를 부르는 것이 저항의 전부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건 이스라엘 군인들의 무력 진압과 거만한 정착민들의 횡포. 기타이의 카메라는 가자와 요르단, 레바논을 돌며 점령자의 횡포를 따가운 시선으로 응시하면서 쫓겨난 사람들의 비참한 현실을 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