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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엑스죤' 유해매체 지정 법적투쟁

인터넷등급제, 헌법소원 이어 행정소송


인터넷 내용등급제와 동성애자 차별 문제가 법의 심판을 받는다. 15개 동성애자 단체로 구성된 '동성애자 차별반대 공동행동'은 9일 오전 11시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게이 웹커뮤니티 '엑스죤'(www. exzone.com)을 청소년 유해매체로 결정한 정보통신윤리위의 조치와 이를 고시한 청소년보호위의 조치가 무효임을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엑스죤 운영자는 '통신망법' 시행령 제21조 2항 및 3항에 대해 지난달 29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 조항들을 근거로 정보통신윤리위는 지난해 11월 엑스죤을 상대로 청소년 유해매체 표시를 하라고 통보한 바 있고, 엑스죤은 이를 거부하며 사이트 파업을 진행 중이다.

기자회견장에서는 청소년보호법 개정과 인터넷 내용등급제 폐지가 시급한 과제로 제기됐다. 문화연대 정책기획위원장 강내희 교수는 "표현의 자유 문제가 97년 이후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이는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한 20:80의 사회에서 주변부로 내몰리는 국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정부정책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현재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을 보호하지는 못하고 주변부로 내몰리는 많은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며 청소년보호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진보네트워크센터 장여경 정책실장은 "인터넷 내용등급제의 핵심은 '누가 청소년 유해매체물을 지정하느냐'에 있다"며, "이를 폐지하기 위해 1년 반을 싸웠고 60일간 릴레이 단식농성을 벌였지만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인터넷 내용등급제로 청소년이 보호되는지'에 대한 어떠한 합의도 없이 기술적 검열을 강행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 "등급제는 국가검열일 뿐이므로 철회되어야 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한편,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맡은 이상희 변호사는 "동성애는 성적 취향의 문제이지 법률적으로 금지될 사항이 아니"라며, 동성애를 조장한다고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규정하여 표시의무를 부과하고 청소년들의 접근을 막는 것은 "동성애자들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위헌"이라고 행정소송의 청구이유를 밝혔다. 또한 "청소년 유해매체 표시를 위한 전자적 방법을 정통부 장관의 고시에 위임한 것은 포괄적 위임입법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의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