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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저소득층 아동 건강지원 절실

형식적인 법조항, 구체적인 사업 미흡


경제위기로 결식위기에 놓인 빈민지역 아동들은 영양, 위생뿐 아니라 질병 등으로 육체적, 정신적 건강마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제정된 국민건강법이나 의료급여법 어디에도 아동 관련 특별규정은 없다. 아동복지법은 “국가와 지방자체단체는 아동의 건강과 복지증진에 노력하여야 하며 이를 위한 시책을 시행하여야 한다”(4조), “보건소 업무와 관련해 아동의 건강상담, 신체검사와 보건위생에 관한 지도, 아동의 영양개선 업무를 행해야 한다”(8조)고 규정하지만 구체적인 사업은 전무한 상태다.

대표적인 노동자 밀집지구인 구로지역 내에서 수년간 의료지원사업을 벌였던 우리내 약국 등이 주축이 돼 설립된 구로건강복지센타(대표 최혜경, 이하 건강센타)는 지역 내 결손아동, 청소년, 장애아동 등에 대한 건강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건강센타는 검진 후 각 시설과 가까운 의원을 주치의로 연결, 치료가 필요한 아동에게 무상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또한 아동과 부모, 시설종사자에게 건강예방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2000년부터 시작된 공부방과 어린이집 아동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센터의 지원 사업은 지난해에는 지역내 사회복지 시설인 수궁모자원, 여성노동조합, 엠마오의 집 등 14개 시설로 확대됐다. 2001년 9월에 실시한 검진 결과 전체 1백95명 아동 중 간염예방접종이 필요한 아동이 1백42명(72.5%), 치과 의뢰 1백12명, 내과와 소아과 의뢰 77명, 종합소견상 이상의 경우도 1백6명이나 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고비용이 들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정신과 상담과 장애아 치과치료도 함께 실시돼, 국가의 의료지원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동에 대한 정신과 진단과 상담은 ‘마음성장치료학교’로 이어졌다. 또한 장애인 치과치료는 특수장비가 필요한 데다 치료를 하는 곳도 몇 곳 안 돼 수개월씩 기다리는 형편이다. 사회복지시설의 경우도 연 2회 건강검진을 받도록 규정돼 있으나 실제로 지켜지고 있지도 않으며 검진내용도 신체검사 수준에 불과하다. 단체생활을 하는 특성상 최소한 신규입소 아동에 대한 검진은 필수적이지만 방치되고 있다.

건강검진에 참여했던 의사 김현숙씨는 “간염, 시력저하, 알레르기성질환, 비만이나 저체중 등은 보호자나 주위의 관심으로 예방이 가능한 부분”이라며 “1차 검진을 받은 아동들의 경우 건강상태가 호전됐다”는 자체평가를 했었다. 복지센타의 김미영 사무국장은 “빈곤층을 비롯한 어린이 건강지원사업은 엄연히 국가의 업무로 보건소가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선 보건소들은 고가의 의료장비를 갖추고도 아동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