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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법무부, 미국에 재판권 포기 요청

'여중생 사망사건' 미군 2명 겉치레 검찰 출두


법무부는 10일 주한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 주한미군 측에 형사재판 관할권 포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법무부는 이날 "우리 수사기관에 의한 미군 조사가 7월 9일까지 이뤄지지 못한 점, 여중생 2명이 사망한 사안이 가볍지 않은 점, 피해자들의 과실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점, 유족들의 입장 등을 고려해 재판권 포기 요청을 했다"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공무중 발생한 미군의 범죄에 대해 미군 측에 형사재판 관할권 포기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군 측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에 따라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1차 28일, 2차 14일 이내에 우리 정부에 재판 관할권 포기 여부를 통보하도록 돼 있다.

경기도 과천종합청사 앞에서 법무부에 재판 관할권 포기 요청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가중이던 사람들은 오후 3시 30분경 이같은 소식을 전해듣고 모두 일제히 환호를 하며 기뻐했다. 함께 있던 고 신효순 양의 아버지는 "(형사재판 관할권 포기 요청을) 안 할 줄 알았는데, 잘됐다"라며 "이젠 미국이 우리 정부의 요청에 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의 김현희 씨는 "많은 국민들의 요구가 있었기에 법무부가 재판 관할권의 포기를 요청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미군 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 심미선 양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아래 범대위)」의 최근호 상황실장은 "법무부의 이번 요청은 주권국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앞으로 △부시 대통령의 공개 사과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미국의 형사재판 관할권 포기와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 개정 △조속한 피해배상 △사고의 책임부대인 캠프하우즈, 양주 미군 훈련장 폐쇄 등의 애초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범대위는 11일 낮 12시 서울 용산 미8군 사령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한편, 사고차량의 운전사 '마크 워크' 병장과 선임탑승자 '페르난도 니노' 병장이 10일 오후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에 사전예고 없이 전격 출석했으나 기자들의 사진 촬영 등을 문제삼으며 조사를 받지 않고 1시간여 만에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