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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7회 인권영화제를 돌아본다 <상>

최초 제작지원, 이주노동자 옴니버스 진한 감동

지난 달 28일 막을 내린 제7회 인권영화제에는 약 5천 여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지난 해 5천6백 여명이 영화제를 찾았던 데에 비하면 다소 주춤해진 편이다. 그러나 짧은 홍보 일정과 언론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관객이 유지된 것은 '인권영화제를 이미 알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반증일 것이다.

국내외 영화 33편이 두 개의 극장에서 65회 상영되었다. 올해 관객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작품은 단연 <선택>이다. 영화에 대한 소문도 어느 정도 퍼진데다 개봉 일정이 지연되고 있어 인권영화제에서 앞다투어 보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영화가 상영된 지난 23일, 서울아트시네마는 그야말로 발 디딜 틈도 없이 빼곡이 찼고, 관객들은 103분 상영 내내 웃고 울기를 반복했다. 관객들은 영화를 함께 관람한 안학섭 씨 등 비전향 장기수들에게 기립 박수를 보내며 이들이 평생을 걸었던 '선택'에 지지와 존경을 보내기도 했다.

<나와 부엉이> <거북이 시스터즈> <우리는 모두 이주노동자다!> 등 한국영화들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비교적 좋은 시간에 상영 스케줄이 배치되기도 했지만, 인권영화제 이전부터 이미 많이 알려진 작품들이 다수였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해외작은 <아프간 대학살> <파워 앤 테러> <도시> <피노체트 재판> 등이 많은 관객을 불러모았다.

무엇보다도 뜻밖의 반향을 일으킨 작품은 인권영화제가 최초로 제작을 지원한 작품, 옴니버스 <여정>이었다. 올해 주제인 '이주노동자의 인권'에 대한 단편 영화 제작 지원의 결과물인데 워낙 제작 기간이 짧았던 탓에 '어떤 작품이 나올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다. 첫 상영이었던 5월 25일 아트큐브는 너무나 많은 관객들이 몰려 영화제 측은 '이주노동자'부터 먼저 입장 시켜야 하는 '차별'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더 심각한 상황은 영사실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제작 기간이 충분치 않았던 만큼 상영시간 임박해서까지 마무리 작업을 하느라 상영시간이 되어서야 상영본이 도착, 테스트도 하지 못한 채 상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감독들조차 전편을 보지 못하고 틀었던 <여정>은 63분 내내 관객에게 커다란 감동을 선사한 성공적인 것이었다.

<여정>은 반복 이주할 수밖에 없는 이주노동자들의 상황을 방글라데시 현지 취재를 통해 담은 '이주'와 최초의 이주노동자 파업이었던 아모르 가구의 파업현장을 가슴 아프게 담아낸 '동행', 이주노동자들의 노동비자 쟁취 투쟁을 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 '스탑 크랙 다운', 마지막으로 이주노동자가 직접 만든 '돌아가기 전에' 네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