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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파병반대 움직임 하나로 총집결

351개 사회단체 '비상국민행동' 결성…27일 국제반전집회


이라크 파병반대 여론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아래 비상국민행동)이 결성돼 파병반대운동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3일 전국민중연대, 참여연대, 민주노동당 등 351개 시민·정당·사회단체들은 비상국민행동을 결성한 '비상시국회의'에서, "이라크전쟁은 이라크에 평화가 아니라 보복과 테러의 악순환을 가져왔을 뿐"이며 "미국의 파병 요청은 이라크전쟁의 책임과 뒷수습을 국제사회에 떠넘기는 것에 불과하다"며 범국민적 파병반대 운동을 결의했다.

이들은 경제적 이익이나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 국익을 위해 파병하자는 소위 '국익론'에 대해 "군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된 미국이 파병국가에 전쟁지원비까지 요구하고 있"고, 지난 1차 파병 이후 "북핵문제에 관한 미국의 일방적 압박전략도 변화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편협한 자국이기주의의 틀을 넘어서서 지구촌의 문제를 대국적으로 성찰할 때 진정한 국익이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우방이 어려울 때 돕자는 소위 '우방론'에 대해서는 오히려 "일방적 군사행동을 주도한 부시행정부의 실정을 미국 국민들이 분명히 깨닫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받아치면서 "많은 가난하고 힘없는 나라들이 미국의 무시하기 힘든 요구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반대하라는 국민 대다수의 의견에 따라 파병을 거부"한 것을 "민주주의를 향한 중대한 진일보"로 평가했다.

이들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유엔 결의 하에 다국적군 소속의 전투병 파병이나 평화유지군 파병 형식에 대해서도 "점령국 미국의 지위가 변하지 않는 한 이라크에서 미군과 다국적군은 테러와 보복의 가장 손쉬운 목표물이 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또 "유엔은 더 이상 미국의 패권정치에 활용되고 그들이 저지른 일방적 군사행동에 명분을 세워주는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하며, 어떠한 형태의 이라크 파병에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비상국민행동은 이후 △파병안 부결을 위한 대국회 촉구운동 △인간띠잇기 등 파병반대 범국민대회 개최 △각계각층의 파병반대 시국선언 등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 '국민 토론의 날'을 선정해 전국 곳곳에서 파병을 반대하는 토론마당을 벌일 예정이다.

가깝게는 현재 330여 개 사회단체와 5000여 명의 개인회원이 가입한 '9.27 국제반전공동행동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대규모 집회가 오는 27일 서울, 부산,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이 날은 이스라엘에 맞선 팔레스타인 항쟁인 '인티파다' 3주년이 되는 날로 미국, 영국, 일본 등 전세계 40여 개 국가에서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반대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국방부 이라크 현지조사단 12명이 24일 이라크로 출발해 다음 달 3일까지 현지 정세와 안전문제를 파악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조사단 대부분이 파병을 찬성하는 관계자로 채워져 있고 미군의 안내로 현지를 둘러보게 되는 등 객관적인 현지조사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조사를 핑계로 "파병을 기정 사실화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