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원, 전원 유죄 인정…이영훈 씨는 실형 선고
지난 8월 7일 전쟁 도발을 위한 미 스트라이커 부대의 군사훈련을 저지하기 위해 영평사격장 진입 시위를 벌이다 구속됐던 학생 12명에게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10일 오전 의정부지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형사 1단독 이주현 판사는 군사시설보호법과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전쟁도발을 막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었다는 학생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으나, 초범이며 파괴행위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반면 당시 취재 도중 시위가담 혐의로 구속된 이영훈(민중의 소리 시민기자) 씨에게는 "2002년의 시위로 현재 집행유예 상태이며, 병역기피의 죄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선고공판 직후 의정부지원 근처에서는 이날 풀려난 12명의 학생을 비롯하여 100여명의 시민,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스트라이커 투쟁 구속자 출소 환영대회 및 완전석방 촉구대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회장은 "전쟁을 막아내고 평화를 지켜내기 위한 투쟁을 폭력으로 규정하는 사법부의 정의란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이번 판결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집행유예로 풀려난 학생들은 출소인사와 함께 평화를 위한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란 결의를 밝히는 등 2개월간의 구속에도 주눅들지 않은 당당한 모습을 보여 주위의 환호를 받았다.
9일 미대사관 앞을 출발해 의정부에 도착한 「파병반대, 구속자 전원석방을 위한 도보순례단」의 김진환 단장은 미국의 부당한 전투병 파병 압력과 한반도 전쟁 위협을 비난하며, 당당한 주권국가로서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규탄했다.
'구속자석방대책위'도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영훈 씨를 포함한 모든 실형선고자와 구속자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한편, 스트라이커 투쟁과 관련한 또 다른 구속자 김준협, 김기욱 씨에 대한 재판은 계속 진행 중에 있으며, 이날 실형을 선고받은 이영훈 씨 역시 부당한 형량 선고에 맞서 항소를 준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