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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파병반대의 신념, 꺾지 않겠습니다"

농성 벌여온 현역군인 강철민 씨, 청와대 평화행진 중 결국 연행

"청와대로의 행진 도중 연행된다 하더라도 저는 신념을 꺾지 않을 것입니다. 군검찰과 법정, 교도소에서도 파병반대의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것입니다."

파병반대 농성 8일째를 맞은 28일, 현역군인 강철민 씨는 오전 11시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농성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를 위한 양심과 신념'을 끝까지 지켜나가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이제 곧 연행되어 차가운 감방에 수감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 그의 모습은 그를 지지하고 격려하기 위해 모여든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묵직하게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지지자들과 함께 '평화의 밥상'을 나눈 강 씨는 오후 1시 무렵 농성장을 나와 기독교회관 앞에서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약식집회를 가졌다. 오후 2시경부터는 청와대를 향한 그의 '마지막' 평화행진이 시작됐다.

하지만 평화행진은 100미터도 못 가 경찰병력에 가로막혀야만 했다. 참가자들은 "양심의 자유는 군법에 우선한다", "헌법에 위배되는 파병계획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병력과 30분 가량 대치했으나, 별다른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강 씨는 대치상태가 길어지자 지지자들에게 작별인사를 보낸 뒤 대열 앞으로 혼자 걸어나갔다. 곧바로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 소속 사복 수사관들이 그를 둘러쌌다. 강 씨가 연행되는 모습을 지켜보던 참가자들의 눈시울은 붉어졌고 가슴에는 멍울이 맺혔다. 이후 그는 이덕우 변호사와 삼촌이 동행한 가운데 광주 31사단 헌병대로 이송돼 차가운 감방에 수감됐다.

그가 연행되자 행진 참가자들은 정리집회에서 "강철민 씨와 함께 걷는 길은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라며 "향후 강철민 씨의 법정 투쟁을 지원하고 출소될 때까지 후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진우 목사를 비롯한 농성지원단 대표자들은 그가 쓴 '노무현 대통령에게 드리는 마지막 편지'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강철민 씨 변호인단의 이덕우 변호사는 향후 법정에서 "정상을 참작해 달라는 식의 변론은 하지 않을 것이며, 군법의 상위법인 헌법의 정신에 따라 무죄를 주장하는 변론을 펼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