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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전쟁범죄 연재> ⑤ 총성 없는 전쟁

"경제봉쇄는 총성 없는 전쟁이며 학살입니다. 1991년 걸프전 이후 미국이 취한 10년간의 경제봉쇄로 이라크 주민 150만 명이 아사했습니다”전 미 국무장관이었던 램지 클라크의 말이다.

각종 현장 조사를 통해 나타나고 있는 이라크의 현실은 전쟁상황과 다름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엔아동기금과 세계식량농업기구는 유엔의 경제봉쇄로 5살 미만 어린이가 매달 4천 5백∼6천 명씩 죽어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걸프전 이후 10년 동안 60∼70만 명의 5살 미만 어린이들이 죽은 것이다. 다른 연령대의 사람들을 포함할 경우 사망자수는 2백∼3백 만에 달할 것이라고 현지 조사자들은 밝히고 있다. 경제봉쇄로 인한 필수 의약품의 수급불능과 더불어 필수적인 사회 기반의 붕괴 상황 역시 이라크인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상하수도 시설이 최악의 상황인데, 세계식량농업기구가 도시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식수의 양이 1990년의 절반밖에 안 될 것이라고 추정한 것은 이라크의 사정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렇듯 경제제재는 이라크 국민들에게 핵무기보다 무서운 '대량살상무기'이다. 경제제재로 죽어간 이라크의 2백∼3백 만이라는 수치는 핵무기를 포함한 인류 역사상 모든 전쟁에서 사용된 대량살상무기에 의한 사망자보다 훨씬 많다. 진정한 대량살상무기가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전범민중재판 준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