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 김! 태! 환!
김태환님은 아직까지는 제주도지사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도지사 자리에서 물러날 판인 분으로, 현재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유치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계십니다.
<수상이유> 그대, 받을 만하다!
수상자는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유치하기 위해 참 가지가지 했다. 이미 이 문제를 대화로 풀기 위해 다자간 협의체가 구성되어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데도 이를 과감히 무시하고 지난 4월10일 아닌 밤중에 홍두깨 모냥 ‘로드맵’을 발표해버렸다. 우리는 그 로드맵에서 수상자가 얼마나 잔머리를 굴렸는지 감히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린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이것도 로드맵이라고!!!”
로드맵의 핵심내용 : 제주도 유권자의 0.36%인 1천5백명을 표본으로 추출해 찬반여부를 결정하고, 후보지는 안덕면과 남원읍 유권자의 5%씩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찬성비율이 높은 쪽을 선택, 5월안에 최종 결론을 내린다.
즉, 후보지로 선정된 안덕면, 위미1리, 위미2리 주민들의 대다수가 반대하더라도 고작 0.36% 제주도민이 찬성하면 어쨌거나 저쨌거나 해군기지를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로드맵대로라면, 세 후보지 주민의 5%에 대한 조사에서 만일, 안덕면에서 60%, 위미1리에서 70%, 위미2리에서 90%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오면 찬성율이 그나마 높은 안덕면에 기지를 유치하겠다는 것. 공히 인정되는 민주절차인 ‘주민투표’ 대신, 누구도 생각지 못한, 듣도 보도 못한, 희한한 여론조사 방식을 생각해낸 것은 민주주의를 똥통에 버려서라도 해군기지를 유치하겠다는 그의 굳은 심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그는 비공개 마을총회에서 박수로 기지 유치를 찬성한 강정동까지 후보지로 ‘급’포함시키는 민첩함까지 보여주었다.
만일, 김태환 도지사가 기어이 해군기지 유치에 성공한다면, 제주도는 미국의 군사전략,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미군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한 마디로, ‘평화의 섬 제주’는 물 건너 간다는 말씀.
<부상> 약소하지만 정성을 담았어요!
목적지가 ‘평화의 섬’으로 설정된 네비게이션
기능
이 네비게이션을 휴대하고 다니면 제주도지사로서 민주주의와 평화를 실현하는 길로 안내합니다. 구체적인 말과 행동에 바로바로 반응하며 그때그때 다양한 방식으로 길을 안내합니다.
사용방법
네비게이션의 전원을 켠 뒤 피부와 접촉되는 편한 곳에 휴대하면 됩니다. 작동방식은 알아듣기 쉽게 예를 들어서 설명하겠습니다.
4월 18일 수상자가 도의회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로드맵을 발표했을 때 이 네비게이션을 휴대하고 있었다면 “삐-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라는 경고음이 들립니다. 막상 로드맵의 내용을 펼쳐봤는데 지역주민의 의사는 깡그리 무시한 채 “여론조사를 통해서 기지유치를 결정하겠다”처럼 얼토당토 않는 꼼수를 부리면, “삐-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삐-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삐-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라는 경고음이 3회 들리면서 내장된 가제트 만능 팔이 나와 꿀밤을 3회 먹이게 되어 있어 길을 찾는데 더욱 효과적입니다.
주의사항
계속해서 연속 2회 경로를 이탈하게 되면 내장되어 있는 전기충격 기능에 의해 순간 최고 2만볼트의 전류가 몸을 관통하며 개다리 춤을 추도록 설정되어 있으니 연설 시나 방송 출연 시 등 품위를 유지해야 하는 자리에서는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한 마디로 *망신 당할 수 있다는 말씀.
<경합을 벌인 후보들> 막상막하! 난형난제! 그 주인공들은?
우리의 심금을 울렸던 명작만화 <개구리 왕눈이>에서 가재 역으로 열연했던 가재님이 끝까지 수상자와 경합을 벌였습니다.
개구리 왕눈이의 피리소리와 아롬이의 춤사위만큼이나 평화로워 보이는 무지개 연못. 하지만 그 연못 밑바닥에 숨어있던 암흑의 지배자 메기며, 보잘 것 없는 왕눈이가 아롬이랑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눈꼴시어 왕눈이네를 들들볶던 투투도 있지만,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는 갑각류 가재!
처음에 가재는 권력자인 투투에게 빌붙어, 투투보다 더 악랄하게 무지개 연못 주민들을 억압합니다. 나중에, 더 강한 메기의 존재를 알고 깨끗이 투투를 배반하고 메기에게 붙는 모습은 아이들을 위한 황금시간대의 만화 속 등장인물로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한 마디로 강한 자에겐 약하고 약한 자에겐 강한 악당으로서의 모습은, 주민을 위한 일이라고 구라를 치며 전쟁의 신에게 제주도를 제물로 바치는 데에 앞장 선 도지사와의 그것과 다르지 않음에, 이번 시상식에서 수상자를 선택하기 쉽지 않았던 쟁쟁한 라이벌이었습니다.
덧붙임
◎ 글쓴이 [아니꼬운 세상에, 일침회]는 재치있는 풍자와 익살스런 해학 담긴 수다로,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아니꼬운 세상에 일침을 가하고 싶어하는 이들의 모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