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진
내가 직접 입원한 건 딱 두 번. 중학생 때 시내 나가서 로라 타다가 넘어져서 팔에 깁스하면서 하루 입원했고, 대학생 신입생 때 사발식하다가 쓰러져서 하루 입원했다. 당시엔 꽤 심각했겠지만 지나고 보니 모두 바보같은 해프닝처럼 느껴질 뿐이다.ㅋㅋ 그래서 내 인생은 병원과는 별로 인연이 없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병원이 삶의 일부분이 되어 버렸다. 병원에서 참 다양한 삶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병원은 나에게 삶과 죽음, 존엄과 인간의 의미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공간이다. 하지만 확실히, 병원은 유쾌한 공간은 아니다. 병원으로 들어가는 마음은, 항상 무겁다.
ㅁ
내 몸이 아픈 것 때문에 병원에서 하루 이상을 지냈던 적이 없다. 삼십여 년 살아오면서 입원의 경험이 없다는 것은 곧 '나는 꽤 건강하다'는 것. ㅎ 맹장 수술했던 친구 간호하려고 하루 병원에서 잔 적이 있는데, 소독약 같은 냄새는 시간이 흘러도 적응이 되지 않았고, 잠잘 때도 깜깜하지 않은 병실은 어디서나 잘 자는 내 경우에도 괴로웠다. 병원은 오래 있을 곳이 못된다. 나를 비롯해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없기를 바랄 뿐...
승은
30대 초반에 종양제거 수술을 하러 1박2일 입원을 했다. 양성종양이라 심각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음식,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 다양한 주사와 약물들, 의료기기 등을 관찰하면서 나름 호사와 여유를 누렸다. 그러다 어머니 병환으로 장장 6개월 간병하면서 입원생활의 힘겨움을 빡세게 경험했다. 지금도 가장 못견기는 것 중 하나는 병원냄새이다. 소독약+사람냄새+음식냄새가 교묘하게 섞여있는 그 냄새는 나에게 힘겨운 경험으로 기억되고 있다.
정록
두 번 입원해봤다. 대학 때 임상실험 알바로 하루, 작년에 맹장수술로 하루. 둘 다 별로 고생안하고 입원해서 돈을 벌었던 경우다. 앞으로는 입원할 일이 없기만을 바랄뿐이다.
바람소리
어렸을 때 아빠가 아프셔서 종종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많았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늦게 들어왔을때 불이 꺼져있으면 아빠가 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불꺼진 집은 무언가 나에게 두려움, 불안의 상징이었다.
ㄷㅇ
나는 의외로 병원체질이라 걱정이다. 누나가 교통사고가 나서 간병을 할 때도 내가 교통사고로 입원을 했을 때도 밥도 잘먹고 맛있는 것들도 더 챙겨먹었던 듯!ㅋ 그래도 병원에 또 가고 싶진 않은 마음이 드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