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이 김영삼 정부 출범 후에도 학원사찰을 계속해온 사실이 4일 한양대에서 학생들에게 붙잡힌 경찰에 의해 확인되었다. 이로서 지난 2월말 부산에서 안기부에 운용된 소년 프락치가 폭로된 데 이어 학원사찰, 프락치공작의 악습이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임시의장 김현준, 부산대총학생회장)은 4일 오후 3시 한양대 학생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양대내에서 사찰활동을 벌이던 서울경찰청 보안2과 소속 강형세 경장(45)을 붙잡아 경찰이 5개월 전부터 ‘한총련 전담반’을 운영해 왔으며, 전담반은 수배자 동향파악, 학생들의 쌀 개방반대 시위 사전파악 등의 사찰활동을 해왔다고 밝혔다.
또 ‘한총련 전담반’이 학원내에 프락치공작을 기도했음이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경장이 자술서, 반성문 등의 내용을 시인함에 따라 확인되었다.
강경장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 학생회관 쓰레기장에서 한총련 관련 인쇄물 2, 3종을 수거한뒤 대운동장을 지나가다 이곳에서 아침운동을 하던 한양대 총학생회 간부 10여명에 의해 붙잡혀, 서울시 경찰청내에 ‘한총련 전담반’ 구성된 사실과 이들의 명단공개, 학원사찰의 방법, 프락치 공작기도 등의 내용이 담긴 자술서와 반성문을 쓰고 4일 오후 4시경 풀려났다.
강경장은 ‘자술서’에서 프락치 공작 기도사실에 대하여 “도덕적인 관념에서 양심에 가책을 느끼며 반복되어서는 안 될 일이라 확신합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총련은 이와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고 “경찰이 5개월 전부터 ‘한총련 전담반’을 운영하며 벌이고 있는 학원사찰행위는 개강을 전후해 고조되는 쌀수입개방저지 학내 분위기를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현정부의 숨은 의도”라고 말한 뒤 서울경찰청장 즉각 사과, 관련자 직위해제, `한총련 전담반' 공개 해체 등을 촉구하고, 같은 날 오후 5시 경찰청에 위의 내용을 담은 항의서한을 전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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