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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조작 간첩사건, 진상규명 나섰다

「천주교조작간첩진상대책위」발족 기자회견


간첩사건의 상당부분이 과거 정권의 정치적 위기상황에서 발표된 조작사건이라는 지적과 함께 이들의 조속한 석방과 명예회복을 위한 활동에 들어갈 「천주교 조작간첩 진상규명 대책위원회」(공동대표 김승훈 신부, 조작간첩진상대책위)가 1일 발족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1일 오전 9시30분 가톨릭회관 천주교인권위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작간첩진상대책위 첫 사업으로 11월중 강희철 씨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주교 인권위는 지난 해 8월부터 약20여건의 일본관련 간첩 사건을 일본 가톨릭정의평화협의회와 공동으로 조사활동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이장형(61․광주교도소, 85년 구속, 무기), 강희철(37․대전교도소, 86년 구속, 무기), 손유형(66․전주교도소, 81년 구속, 20년형), 신귀영(58․전주교도소, 80년 구속, 15년형)씨 등 4가지 사건에 대해 3차례 걸친 일본 현지조사활동을 벌였는데 그 결과 사건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간첩사건이 조작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로 사건발생당시 수사절차상의 불법성을 제기했다. 간첩으로 조작 당해 수십 년 동안 감옥에서 살아온 이들은 30여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은 하나같이 영장 없는 상태에서 불법연행 되어 두 세 달씩 밀실에 감금된 체 수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강희철 씨의 경우 체포 뒤 1백32일만에 구속 기소된 것으로 기록되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가족은 물론 변호인조차 면회할 수 없었고 온갖 유형의 고문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대책위는 조작간첩사건 관련자의 조속한 석방과 명예회복을 위해 △사건진상규명활동을 위한 재심청구, 특례법 제정 등 법률적 활동 △관련 기관 방문 등 다양한 형태의 구명운동 등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태(법률구조 소위원회 위원장)변호사는 “1년 동안 조작간첩사건을 조사하면서 이 문제야말로 인권의 사각지대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진상규명의 절박함을 얘기했다. 또한 그는 “최근들어 대책위 활동이 알려지면서 교도소 내 변호사의 접견 권이 거부당하는 일이 일어나는데 이는 더더욱 수사절차나 사건내용에 하자가 있다는 의혹을 짙게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장형․강희철 씨의 경우 지난해 11월 가톨릭 제주교구 정의구현사제단과 「이장형 씨 석방을 위한 후원모임」에서 공소장과 판결문에 나타난 의문점을 제기하며 사건 재조사를 정부측에 제기해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