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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어린이·청소년의 권리조약 기획①>

어린이날에 생각하는 아이들의 권리

"매일 3천5백명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와 질병, 가난으로 죽어간다. 제3세계 어린이중 대략 1억3천만명의 학령아동이 초등교육을 받을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 그중 2/3는 여자아이들이었다. 세계 55억의 인구중 약 1/3이 안전한 식수를 마시지 못하며 그 결과 200만 명이 넘는 5세 이하 어린이가 해마다 설사병으로 죽어간다. 에이즈가 새로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나라에서는 새로운 감염자의 60%가 청소년이다." [유니세프 1994년 연차보고서중에서]

"현재 보육시설의 공급율은 전체 보육수요의 22%에 불과하다. 이혼율이 4배 이상 증가하고 있고 가정환경상실아동의 수도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 소년소녀가장은 8년 전보다 50%나 증가하였다. 교사나 부모의 이유 없는 꾸중이나 가정불화, 성적부진을 이유로 가출충동을 느끼는 중고생이 전체학생의 63.4%에 이른다. 아동과 청소년의 가장 큰 사망원인은 교통사고 등 '불의의 사고'에 의한 것으로 전체의 45%이상을 차지한다. 장애아동 중 불과 12.6%만이 교육혜택을 받고 있다. 아동수당제도조차 없는 사회복지서비스예산은 전체 예산의 1.7%에 불과하며 이중 아동을 위해 쓰이는 것은 극히 적다. 한 예로 정부의 생계보호를 받는 아동의 1인당 하루 반찬값은 1천20원에 불과하다. 성폭력상담소의 상담통계에 의하면 어린이와 청소년이 전체 피해자의 50.8%를 차지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연령에 적합한 놀이와 오락을 할 수 있는 전용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국민학교 어린이의 74%가 학원이나 과외공부를 한 경험이 있으며 학교에 와서 수업시간에 학원숙제를 하느라 수업을 제대로 못 듣는 어린이가 있다. 덕분에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가계지출의 30%에 이른다. 교육부는 농·어촌 소규모학교의 10%를 통폐합시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유엔 어린이. 청소년의 권리조약에 대한 한국 민간단체보고서 초안 중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다는 각종 행사의 50% 이상이 집중되어 있는 어린이 달이다. 그러나, 앞에서 산만하게 나열된 통계들은 5월에 핀 웃음꽃이 어른들의 연극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할 뿐이다. 어린이 문제에 대한 토론은 막연하게 어린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문제'중심으로 냄비 끓듯하는 경향이 있다. 결식아동의 문제에서 소년·소녀가장으로 심장병어린이의 문제로 옮겨다니는 식으로 말이다.

<인권하루소식>은 어린이 달을 맞아 어린이를 보호하자는 막연한 주장이 아니라 어린이의 실질적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과 지침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것은 54개 조항으로 이루어진 유엔 어린이.청소년의 권리조약이다. 이는 어린이를 삶과 교육과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고 어린이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기준으로서 1989년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고, 1994년 말까지 168개국이 비준한 인권조약이다. 이 조약에 비추어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의 문제를 '생명. 생존. 발전권', '부모, 가족에 관계된 조항', '의견표명의 권리', '특별한 상황에 처한 아동'으로 나누어 앞으로 7회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인권운동사랑방 인권교육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