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도소에 수감중인 최장기수 김선명 씨(71)를 만나려는 노력이 법무부와 교도소 당국의 조직적인 방해로 이뤄지지 못했다.
‘양심수 석방 캠페인’ 사흘째를 맞는 9일, 대전교도소 등 전국 교도소 앞에서는 현재 단식농성중인 양심수의 면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대전교도소 앞에서는 오후1시경부터 서울에서 내려온 각계 민주인사와 민가협 회원, 국토순례중인 대학생 등 3백여명이 모여 장기수 면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하지만, 교도소 당국은 이날 낮부터 김선명 씨의 면회를 봉쇄하기 위해 정·사복 경찰과 경비교도대 등 8백여명을 배치하였다. 이들은 외정문 입구에서부터 바리케이트를 치고 면회접수 창구에 접근하는 것마저 봉쇄했다.
면회접수 민원인마저 출입을 통제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참석자들은 김상근 목사(한교협 인권위원장), 안옥희씨(민가협 상임의장), 금강스님(실천불교승가회 회장) 3인을 대표로 선정, 면회접수를 시도했다. 그러나 교도소측은 “바리케이트를 넘어오라”, “논둑길을 걸어 들어오라”는 등 면회접수 자체를 거부하며 시종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안옥희 씨는 “해마다 장기수의 면회를 신청했지만 이런 지독한 대접을 받기는 처음”이라며 “정부가 떠드는 대사면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울분을 삭이지 못했다.
참석자들은 교도소측의 시간끌기로 오후4시 민원시간이 넘자, 법무부와 교도소 당국을 규탄하는 약식집회를 갖고 해산했다.
광주교도소 등 면회허용
한편, 광주교도소 앞에는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5백여명이 모여 1시간 가량 ‘국가보안법철폐와 장기수·양심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교도소 안에서 단식농성중인 광주전남연합 오종열 의장, 비전향장기수 이경창, 이공순 씨등 수감중인 양심수 전원을 면회했다. 서울구치소에서도 한국통신과 지하철 노조사건 관련 구속자 가족 60여명이 모여 집회를 갖고 수감중인 사람들을 면회했다. 수원교도소에서도 장영길(전해투 위원장)등 수감중인 양심수 전원을 면회했다.
장흥교도소와 목포교도소에서도 2백여명이 모여 집회를 가졌으나 면회는 이루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