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편집자주> 경찰과 안기부는 ‘부여간첩’ 김동식 씨의 진술을 기초로 재야인사들을 계속 구속하고 있다. 그러나, 구속자들은 한결같이 김씨의 진술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더구나 허인회 씨의 경우는 주변 증인들의 증언까지 수집해 김씨의 진술과는 상반된 행위를 하였음을 16일의 구속적부심 과정에서 밝혔다. 이번 사건은 자칫 과거의 ‘조작간첩사건’의 과정을 똑같이 밟을까 우려스럽기 때문에 이를 정리해 싣는다. 김씨의 진술내용은 구속영장에서 허씨의 알리바이는 구속적부심 청구서에서 인용하여 정리했다. 허씨의 진술내용중 ‘박광선’은 김씨의 가명이다(김=김동식, 허=허인회).
<9월16일>
김: 오전10시경 허씨의 사무실 인근으로 찾아가 전화하는 과정에서 “나는 목포에서 전자상을 하는 박광선이다. 장사와 관련해서 조언을 받고 싶으니 시간을 내줄 수 없는가?”고 물어 허씨로부터 사무실로 오라는 대답을 들었다.
허: 전날 여동생인 허윤정이 결혼자금 대출건으로 광주은행 강남지점 김석희 대리와 만난 후 김대리와 밤 12시 넘게까지 압구정동 소재 로바다야끼 ‘가야’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과음해 이튿날 늦게 일어났다. 9월23일 결혼예정이었던 매제 임종원 씨가 오전10시경 사무실로 찾아왔다는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서 자전거로 15분 경 사무실에 도착했다.
김: 오전10시30분경 박이 사무실에 혼자 찾아 들어가 5분 정도 기다렸다가 허씨를 만났으나, 허씨는 명함을 건네주며 시간이 없다고 해 12시30분경 다시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했다.
허: 오전10시경 도착한 매제 임씨와 11시50분경까지 같이 있었고, 그 시간동안 허정회 대리(허씨의 동생)와 경리직원 오정화씨가 사무실에 같이 있었다. 이 시간에 사무실에 찾아온 사람은 3명인데 오전10시25분경 ‘브로망’ 빵집 가게주인인 백광진 씨가 찾아왔고, 그의 소개로 여자 2명이 혼수품 구입차 방문했다.
김: 12시30분경 다시 사무실로 찾아갔고, 다시 당산공원에서 인근 음식점에서 꼬리곰탕을 먹으며 술까지 한잔했다. 당산공원에서 “나는 사실 목포에 사는 전자상이 아니라 북에서 온 당 연락원이다. 허형을 만나 변혁운동과 통일방도를 좀 상의해 보고 싶어 그런다. 내 이름은 박광선이다”고 말했다. 음식점에서 허씨가 ‘조광’등을 아느냐고 물었다. 헤어질 때 명함 뒷면에 호출번호를 적고 별표로 7942(친구사이)를 알려주었으며, 또한 사용방법도 알려주었다.
허: 오전11시50분경 매제와 헤어지고 난 후 자전거로 광주은행 영등포지점에서 자필로 직접 예금청구서를 작성하여 은행출납창구에서 현금으로 9백99만원을 인출했다. 은행인출시각은 12시5분이다. 사무실에 들러 국회의원회관으로 가 청첩장을 돌렸는데, 이길재, 유준상, 장영달, 신계륜 의원실에 들렀는데, 당시 의원실에 있던 비서관들이나 직원들에 의해 확인되었다. 이후 사무실로 돌아왔다가 오후2시경 5층에 있는 사우나실에 들러 사우나와 이발을 한 후 오후3시30분경 나와 오후5시경으로 예정된 친구 조혁 씨와의 약속 때문에 전철을 타고 의정부역으로 갔다.
<9월20일>
김: 오후3시 당산공원에 나갔으나 약속시간에 허씨가 나타나지 않고 자전거를 탄 사람과 다른 1명이 나타났다. 그 후 허씨에게 삐삐를 쳐서 오후4시경 허씨를 만나 당산빌딩 지하 다방에 들어가 20분간 대화를 나눴다
허: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직후의 당무차, 당사에서 오전10시경부터 당무회의가 열리기로 결정되어 선약이었던 오훈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곧바로 새정치국민회의 당사로 가서 오전10시부터 11시30분까지 당무회의에 참석했다. 낮12시경 윤철상 사무부총장과 함께 당사 옆건물 지하 한정식당인 ‘대보름’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컴퓨터와 관련된 논의를 한 후 오후1시30분경 당사 옆의 사우나에 들러 사우나를 한 후 오후3시경 국회의원 박정훈 씨를, 오후4시경 국회의원 강철선 의원을 만났다. 다시 오후4시30분경 윤 씨과 조달부장을 만나 컴퓨터 추가납품에 대해 논의했고, 사무실에 오후5시30분경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