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전 사태, 언론도 학교측 입장만 대변
동아리연합회 자치권 인정을 요구하다 8일 숨진 박동학(24, 대구공전 전산학과 92)씨의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에는 학교측이 유가족 및 대책위 3명을 폭행.감금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해 문제가 되고 있다.
대구공전 노정한 학장 등 5명의 교수는 14일 대구 달서구 경찰서에 박씨의 부모와 대책위 조광진(36, 대경연합 사무국장)씨등 3명을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유가족 등 맞고소 대응방침
이에 「고 박동학 열사진상규명과 학생자치권 확보를 위한 시민학생대책위원회」(대책위)는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측은 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밝힐 것 △학교측은 유가족 앞에 사죄하고 문제를 해결할 것 등을 촉구했다. 또한 조광진 씨는 “당시 나는 그날 현장에도 없었다. 고발자들을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할 것”이라고 분개했다. 박씨의 부모 역시 명예훼손 혐의로 이들을 고소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대책위는 언론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학교측의 입장만 듣고 왜곡되게 보도한 부분을 지적하고, 정확한 조사와 확인작업 후 기사를 게재할 것을 언론에 요청했다.
대책위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학교측이 감금.폭행 당했다는 11일 오후1시경 유가족과 대책위 10여명은 학장실로 찾아가 김갑준 학생과장의 동석아래 면담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가족측이 학생과장의 동석을 강력히 요구한 것은 숨진 박씨가 병원에서 여러차례 가족, 의사, 기자, 학교측 등에게 신나를 끼얹은 자신의 등뒤에서 학생과장이 불을 붙였다고 폭로한뒤 아직까지 의혹이 풀리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하루소식 5월10일자 참조>.
이날 오후 5시30분경 학생과장이 학장실로 왔으나 미안한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고, 이에 분개한 박씨의 부모측이 멱살을 잡고 항의했다는 것이다. 결국 학생과장은 무릎을 꿇고 “이번 사건의 책임지도를 하고 있는 학생과장으로서 불찰과 부도덕함을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유가족의 요구가 있을시 항시 찾아 뵙고 깊은 사죄를 드리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썼다. 이 사과문 작성과정에서 보직교수들은 학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쓰라고 종용했고, 이에 가족들이 보직교수를 밖으로 내보냈다.
학생과장 사과문 작성
그 뒤 가족들은 학생과장의 사과문에 대해 학장이 책임질 것을 약속하는 각서를 써줄 것을 요구했으나, 결국 학장은 각서를 거부하고 외부로 전화를 걸어 교직원 50여명이 학장실을 들이닥쳐 학장, 학생과장과 사과문을 가지고 달아났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언론을 통해 11일 오후5시20분부터 3시간동안 학생과장과 함께 학장실에 감금당한 채 학생과 유족대표로부터 협박과 폭행을 당했다는 학교측 입장만이 보도돼 문제가 되고 있다.
타 전문대도 학생자치 위협
그 뒤 14일 병원을 찾은 학장 및 보직교수 30여명은 사과문을 요구하는 가족들에게 “무엇을 잘못했다고 이러느냐”고 말해 실갱이를 벌이다가 달아났다. 미처 영안실을 빠져나가지 못한 관리과장에게 유가족이 학교당국의 책임을 묻자 “왜 나한테 이러느냐? 감금으로 고소할 수 있다”며 말다툼을 벌였다.
한편 대책위측에 따르면 고 박동학씨가 동아리활동, 학생회 자치활동의 보장을 요구했던 것과 같은 문제들을 다른 전문대들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실전의 경우 최근 학교측으로부터 고박동학씨의 분향소를 설치할 경우 동아리를 해체시키겠다는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