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강경진압 규탄대회 1천5백여명 결집
한총련 강경진압 및 탄압 규탄대회가 21일 오후3시30분 1천5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명동성당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전국연합.민주노총.한국여성단체연합 등 30여개 사회.시민단체로 결성된 '한총련 강경진압 및 탄압비상대책위'(탄압비대위)가 주최했다. 탄압비대위는 결의문을 통해 학생들의 자진해산 의사와 사태해결을 위한 각계의 중재노력을 묵살하고 진압작전을 강행한 정부측에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총기사용 불사 발표의 즉각 철회와 박일룡 경찰청장의 해임 △연행 학생들의 즉각 석방 △민간통일운동에 대한 이념공세 즉각 중단 △올바른 통일정책과 통일논의의 보장을 위한 공개토론회 제안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의 몰상식
지난 17일 오후 의약품 전달을 위해 연세대를 방문했다가 되돌아온 임종철(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회장) 약사는 “전쟁중이면 적군과 아군을 치료하는 것이 보건의료인의 의무이다. 그런데 17일 연세대를 방문한 약사회 8명은 밤10시부터 새벽 2시30분까지 종합관으로 가는 길목에서 치료가 안되면 약품이라도 전달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무시당했다”며 몰상식한 정부의 조치에 분개했다.
다음 연설에 나선 김영규(인하대 행정학과, 민교협) 교수는 “현정부의 이번 탄압은 이후 12.12와 5.18 관련 범죄자를 풀어주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청년학생들과 재야운동세력들에 대한 사전엄포”이며 “올 가을 닥칠 노동법 개정에 있어 노동계의 투쟁을 미리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과거 86년 건대 사태의 광풍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87년 6․10투쟁을 이끄는 주역이 되었듯이 이번 탄압을 이겨내자고 격려했다.
진압대 여학생 성추행
마지막으로 결의문 낭독에 나선 남인순(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씨는 “여연으로 속속 들어오는 제보에 의하면 진압이 끝난 뒤 옥상에 대기해 전경차까지 연행되는 과정에서 여학생들을 줄줄이 세워 놓고 지나가는 진압대마다 여학생의 젖가슴을 쥐어뜯으며 성적으로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며 명확한 진상규명과 성희롱한 전경들의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언론사 항의방문
8월 20일자 일간지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국민들의 악감정을 격앙시켰던 ‘사수대가 이탈 막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는 사실확인도 없이 경찰 주장만 일방적으로 인용한 기사였음이 확인됐다.
21일 오전 11시 30분 한총련 통일행사에 대한 언론의 편파보도와 왜곡보도를 규탄하기 위해 중앙일보사를 방문했던 최규엽 전국연합 정책위원장은 중앙일보 사회국장과의 면담 결과를 설명하며 위와 같이 밝히고 “증빙자료를 가져오면 정정보도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날 중앙일보사 항의방문엔 전국연합, 한청협, 민교협 소속 회원 10여명이 참석했으며, 최 위원장과 권광식(방송대 경제과, 민교협 서울지회장) 교수, 종호 스님 등 3인이 사회국장을 면담해 ‘한총련에 대한 왜곡보도를 중단하고 언론본연의 객관성을 회복할 것’ 등의 사회단체 입장을 전달했다.
특히 대표단은 8월 20일자 ‘북한, 재야단체에 한총련 시위 지지 선동’이라는 기사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으며, 이에 대해 중앙일보 사회국장은 “기사를 보지 못했다”고 변명한 것으로 전한다.
30여개 사회단체로 구성된 「한총련 강경진압 및 탄압 비상대책위원회」소속 단체들은 각 단체별로 나뉘어 이날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사에 대한 항의방문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