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카마호 선상반란 사건의 피고인들에게 전원 사형이 선고되고 나서, 2백만 중국 조선족 동포사회에서는 분노와 반한 감정이 들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각계 저명 인사들을 포함한 조선족 동포들의 탄원서가 잇따르는 등 피고인 6명에 대한 구명운동이 널리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고인들의 특별변호사로 선임된 조선족 변호사 조봉 씨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들의 구명을 위한 서명운동에 50여 만 명 이상이 참가했으며, 이 서명운동은 앞으로도 계속 확산될 추세라고 한다. 또 지난 6일 김 봉(장춘시 인민대표자대회 상무위원) 리금남(길림신문사 사장겸 주필) 리학수(길림성 민족사무위원회 대표) 씨 등 조선족 동포 사회의 주요 인사와 료녕성조선족부녀협회 등 각 단체 회원들은 이번 사건의 공정한 처리를 촉구하며 김영삼 대통령 앞으로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료령신문사의 김광현 기자는 “조선족들의 탄원서가 연일 접수되고 있고 중국정부측에서도 이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일 조선족 탄원서 접수
지난 3월 18일자 료령조선문보의 논평(‘하늘이여 자비를 내려달라’)은 이같은 조선족 사회의 분위기와 의견을 상세히 반영하고 있다. 논평에서는 “피고인 6명에게 최종 사형선고가 내려진다면 그것은 우리민족사에 기록될 또 하나의 비극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논평은 “피고인들이 19세기 노예와 같은 비인간적 학대를 받았고, 정상인이 견딜 수 없는 악환경 속에서 시달렸다”며 “이러한 정상을 완전히 기피한 1심 판결을 공정한 판결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형선고는 민족의 비극”
이 사건과 관련한 중국정부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사건 발생 후 중국정부는 피고인들이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임을 지적했으며, 살 길이 없어 절망 속에 저지른 행위라고 인식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정부가 피고인들에 대한 ‘사법관리권’ 행사를 포기한 적이 없으며, 1심판결에 대해 중국외교부가 한국정부에 공식적으로 유감과 불만족을 표명했다”고 밝힘으로써, 상황에 따라 중국정부가 피고인들의 중국소환을 요청해 재판을 다시 벌일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정부, “1심 재판 불만족”
한편, 국내에서는 성남외국인노동자의 집․중국동포의 집(소장 김해성, 목사)이 피고인들을 위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는 데다, 부산지역의 종교․사회단체 인사들도 잇따라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지난 2월 27일 윤경철 신부 등 32명이 부산고등법원 앞으로 진정서를 제출한 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정귀순(외국인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 대표) 민병렬(전국연합 부산본부) 씨 등 사회단체 대표자 52명과 천주교․불교․원불교 등 7개 교단 대표자들이 잇따라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사안의 민감함을 우려한 탓인지 국내에서의 구명운동은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재천 씨 등 피고인 6명은 지난 9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도 전원 사형을 구형 받았으며, 오는 18일 선고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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