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8시 20분 빗방울이 떨어지는 금남로 광주은행 앞 사거리.
지난 3월 20일 시위도중 숨진 류재을(20․조선대 행정) 씨의 장례식이 경찰측의 도청봉쇄로 4시간여 대치상황 끝에 도청이 바라다 보이는 금남로 거리에서 5천여 시민․학생들의 참가 속에 노제를 치르고 있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은 이날 오후 3시 조선대 공대 사거리에서 ‘고 류재을 열사 정신계승대회’를 가진 뒤 오후 4시 20분경 도청으로 향했으나, 경찰측이 도청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모래주머니를 잔뜩 실은 콘테이너로 바리케이드를 쌓은 채 진입을 막아 대형트럭 등을 동원해 봉쇄를 뚫어 보려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오후 8시 30분까지 학생과 경찰측 간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광주 = 최호범(인권지기)】
- 890호
- 최호범
- 1997-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