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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민가협 어머니 강제연행

전·노사면 반대 청와대 신문고 두드려

박정기(고 박종철 씨 부친) 씨 등 민가협․유가협 소속 어머니․아버지들이 청와대 앞에서 강제연행 당했다.

28일 오전 11시 민가협(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상임의장 임기란)․유가협(전국 민족민주 유가족협의회, 상임의장 박정기) 소속 회원 15명은 청와대 앞길에 위치한 대고각에서 “전․노 사면 반대”의 뜻을 전하기 위해 ‘신문고’를 두드리려다 경호원들에 의해 강제 연행되었다.

어머니들은 “집회를 하려한 것도 아니고 신문고를 통해 전․노 사면 반대의 뜻을 알리려는 것 뿐이었다”며, 강제연행에 강력히 항의했다. 반면 한 경호원은 “이곳 신문고는 상징물일 뿐인데다 대통령도 휴가 중이어서, 북을 두드리면 우리가 곤란해진다”고 말했다.

연행된 회원들은 낮 12시경 종로경찰서로 이송되자마자 다시 수송버스에 태워진 채 강제로 1시간 30분 동안 서울시내를 옮겨다녔으며, 이후 종로경찰서로 돌아온 뒤에도 종로서 구내식당에 감금되었다. 종로서측은 ‘집시법 위반’을 이유로 이들을 구금한 뒤 “신문고를 두드리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면 내보내주겠다”고 요구하다가 4시간만이 오후 6시경 풀어줬다.

민가협은 회원들의 강제연행 및 구금에 항의하는 성명을 통해 “과거 독재정권과 달리 국민이면 누구나 신문고를 통해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할 수 있다고 선전해 왔다”며 문민정부의 이중성을 비난했다.


출입기자에 “쌍년” 욕설하며 폭행

한편, 종로경찰서에서는 이날 오후 2시경 <한겨레신문> 사회부 송현순(28) 기자가 진경원(58) 경사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송 기자는 민가협 회원들의 연행 사건을 취재하던 중, 진 경사에게 머리통을 붙잡힌 채 떠밀려 넘어지는 등 행패를 당했다. 진 경사는 책상위에 올려놓은 송 기자의 가방을 시비 걸다 “가방 치워!” “넌 뭐냐?” “쌍년이 어디서 지랄이냐?”는 등 시종 반말과 욕설을 지껄였으며, 송 기자가 출입기자임을 밝히며 항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폭력까지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경사는 나중에 송 기자를 찾아가 “출입기자인줄 몰랐다. 민가협 회원인 줄 알았다”고 해명했으나, 송 기자는 종로서측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했으며, “법적대응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송 기자는 “취재기자가 아니면 폭력을 행사해도 되느냐”며 “이번 사건은 경찰서 내 폭력이 만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으로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