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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현장스케치> 인권하루소식 1천호 기념 ‘인권의 밤’

"인권운동가의 기쁨이다"

“1천호가 나오는 밤을 여기서(장안동 대공분실) 지낸다는 것 자체가 드라마틱하다. 양심수에 관한 치졸한 논쟁이 있은 후 연행된 것도 뜻깊은 것이라 생각된다. 잡혀가더라도 이렇게 잡혀가는 것이 인권운동가의 기쁨이다.”

5일 저녁 6시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인권하루소식> 지령 1천호 기념행사에는 장안동 대공분실에 구금중인 서준식 발행인의 인사말이 전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독교회관측이 2층 대강당 대관을 불허하는 통에 행사장소는 부랴부랴 2층 식당으로 옮겨졌고, 급기야 시간에 쫓긴 사회자가 발행인 인사말을 소개하지 못하는 실수와 함께 행사는 시작됐다.

하지만, 행사장의 열기는 단연 뜨거웠다. 바로전날 서준식 씨의 체포소식이 알려진 탓인지 인권피해자를 비롯해 각계각층 인사 3백여 명이 참석해 발디딜틈 없는 성황을 이루었다.

‘간첩 김동식 사건’에 연루돼 구속되었던 박충렬 씨, 고문피해자 문국진 씨, 한국타이어 수배노동자, LG 해고자로 싸워온 이동렬 씨, 청송감호소 출신의 윤 모 씨, 남매간첩단 사건의 김삼석․김은주 씨, 이문옥 전 감사관, 방양균 씨, 행당동 철거민 등 <인권하루소식>을 통해 알려진 그때 그사건의 인권피해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특히 경찰폭력 희생자인 이철용 씨는 목에 기브스를 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

당초 인권하루소식 1천호 역사를 돌아보며 문민정권의 인권현실을 되짚어보려던 것이 이날 자리의 취지였지만, 참석자들의 발언은 서준식 씨의 구속을 규탄하는 목소리로 주조를 이뤘다.

유일한 국외 참석자 로스 대니얼스(국제앰네스티 아시아․태평양 인권담당자) 씨도 “국제앰네스티는 서준식 씨를 양심수로 규정하고 그의 석방을 위해 전세계적인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