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들어온 감옥은 거의 변한 것이 없습니다.
마치 ‘세상이 변했다’라는 주장을 비웃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문민시대다” “시민사회다” “세상이 변했고 우리의 의식도 방식도 변해야 한다” 사람들은 그동안 이런 이야기들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정작 변한 것은 세상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 불의와 억압의 과녁을 향해 과감히 날아가곤 했던 그 시절, 그 시절의 우리를 조금이라도 되찾을 수 있다면 우리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감옥이 옛날 그대로의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세상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오랜만에 돌아온 감옥에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야만이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만큼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양심수 1천명’, 변함없이 양심수에게 관심을 기울여주시는 귀 단체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온나라가 양심수로 넘쳐나는 이 시대에 한 사람의 인권운동가로서만이 아닌, 한 사람의 양심수로서 귀단체의 인권상을 받게되어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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