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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이제는 나와야 한다”

양심수 석방 촉구·전노사면 규탄 잇따라


“양심수를 석방하라!”
23일 저녁 1만여명의 관객이 자리를 가득 메운 장충체육관은 ‘양심수 석방’을 염원하는 함성으로 출렁거렸다.

리아, 최백호, 권해효, 정태춘, 박상민…등. 낯익은 가수와 연기자들이 모습을 보인 이곳에선 올해로 아홉번째를 맞는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이 열렸다.

“이번으로 세번째 참가하게 됐다.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 될 것으로 믿는다.” 가수 권진원 씨의 말이다.

가수 최희준(국민회의 국회의원) 씨는 “금년으로 양심수를 위한 콘서트는 끝날 것이다. 믿어도 된다”고 말했다.

50년만의 정권교체, 특히 오랜 세월 양심수로서 옥고를 겪었던 김대중 씨의 대통령 당선으로 ‘양심수 석방’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진 것은 사실인 듯 했다. 행사를 주최한 남규선(민가협 총무) 씨도 “이렇게 많은 분이 찾아올 줄은 몰랐다. 김대중 씨의 당선으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연합, 광화문 규탄집회

하지만, 이같은 기대에 앞서 찾아온 것은 전두환․노태우 씨등 5․18학살과 5․6공 인권침해 주범들의 석방이었다. 당당한 태도로 교도소 문을 나선 학살자의 가증스런 미소는 많은 사람들을 분노케 했다.

이날 낮 12시 서울 한복판인 세종로 광화문빌딩 앞에서는 전노사면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상임의장 이창복, 전국연합) 주최로 열린 ‘전노사면 규탄과 양심수 석방, 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회복 촉구대회’에는 대학생과 사회단체 회원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한충목 전국연합 사무처장은 “마치 독립투사가 숱한 고문과 징역을 마치고 국민 품에 돌아오는 듯한 전두환 씨의 모습에 너무나 당황했다”며 “1천명의 양심수가 감옥에 살고, 3백여명의 민주열사의 원혼이 하늘 아래 맴돌고 있는 현실에서 학살주범의 사면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한 사무처장은 “(전노사면을 통해) 정권교체의 한계를 목격했다”며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때만 진정한 의미의 정권교체는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