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연맹, “총파업 불가피”
생존의 벼랑 끝으로 몰린 노동자들의 분노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산업연맹은 21일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노동자들에 대한 일방적인 탄압을 중지하고 ‘6․5 노․정 합의사항’을 이행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수배중에 있는 금속산업연맹 단병호 위원장은 “정리해고의 칼바람이 수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저승사자’로부터 정리해고 통보서를 받아든 임산부 두 명이 끝내 아이를 유산하는 등 수천의 가정이 파탄상태에 이르고 있다”며 “이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합의사항을 헌신짝처럼 내던진 정부당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5일, 정부는 노동자들에게 △현대자동차 정리해고 유보 △부당노동행위 척결 △체불임금 해결 △노동절 집회와 5월 파업과 관련한 사법처리 중단 등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가 지난 16일 노조가 제시한 협상안을 무시한 채 2천6백78명에 대한 대량 정리해고에 들어갔고, 대우자동차 역시 20일 김우중 회장이 수차례 정리해고 자제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1인당 년 5백만-1천만원씩의 임금․복지 삭감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2천9백95명을 정리해고할 방침이라고 통보했다. 정부 또한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 지도부 1백여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구속을 강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정리해고와 노조탄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총파업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금속산업연맹측의 입장이다.
한편「고용․실업대책과 재벌개혁 및 IMF대응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도 이날 시국관련 기자회견을 개최, 노동자들의 총파업에 지지를 표명하면서 “정부가 작금의 파국적인 위기상황을 극복하고자 한다면 정리해고 중단 등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