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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갈 곳 없는 세입자

수원시 권선4지구, 강제철거


97년 5월 재개발지역으로 결정된 수원시 권선4지구에서는 현재 철거민들이 생존을 위한 싸움을 시작하고 있다.

수원시의 남쪽 끝에 위치한 권선4지구는 전체 3백여 가구 5백여 명이 거주해 왔으며 현재 1백여 가구가 떠나고 2백여 가구가 남아있는 상태다. 지금 이곳은 관할시청인 수원시청의 지휘아래 마을 이곳저곳에서 철거가 진행되고있어 아직 이 지역에 남아있는 주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부상의 위험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오후 4시 40분경에는 수원시청 직원들과 철거를 맡은 동우환경, 그리고 수원 남부경찰서 등에서 70여명이 몰려와 건물 몇 채를 철거했다. 「권선4지구철거민대책위원회」(철대위)는 “당시 건물에는 부모님이 모두 일터로 나가고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혼자 있었다”며 “하지만 용역직원들은 개의치않고 집안에 있는 물건을 모두 밖으로 옮기고 곧바로 포크레인을 동원해 건물의 한쪽을 부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행히 학생은 반대편 방에 있다 곧 빠져나와 큰 불상사는 면했다고 한다. 한 세입자는 “이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낮에는 일터로 나가기 때문에 오후에 혼자 집에 남아있는 아이에게 어떤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라고 걱정을 털어놨다.

철대위는 “이 날 건물철거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던 부녀자 성 아무개(30) 씨는 용역직원들과의 몸싸움으로 바지가 벗겨지는 일이 발생했으며, 도움을 주러 봉고차를 타고 주민 5-6명이 달려오자 차안에 있던 주민들은 무시한 채 봉고차를 포크레인으로 쳐 일부를 파손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 세입자는 “한 건물에 보통 4-5가구가 살고 있는데 1-2가구만 나가면 건물을 부수러 와 바로 같은 벽을 사이에 둔 나머지 가구는 두려움에 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철대위는 “시청측에서 ‘보상금을 제대로 받기위해서는 집에 있는 세입자들을 내쫓아야 한다’며 가옥주들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철대위는 “지난 7월 26일에는 한 집의 가옥주가 자기집의 세입자들을 내쫓기 위해서 낫을 들고 행패를 부린 일도 있다”며 “곧 경찰서에 신고를 했지만 폭력을 행사한 가옥주는 금새 풀려나고 오히려 세입자들이 더 많은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 세입자는 “세입자 중에는 아직 공식적인 통보 한번 못 받아본 사람도 있다”며 “아무런 준비를 할 시간도 주지 않고 무작정 언제까지 나가라고만 하면 우리들은 어디로 가야하냐”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