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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비장애 어린이 농아원 수용

에바다, 보조금 수령·가족 인도 요청 거부


비리재단으로 지탄을 받아온 에바다농아원(농아학교)이 장애가 없는 어린이를 농아원생으로 수용하면서 보조금을 타내는 등 최근까지도 불법행위를 계속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구속수사 후 집행유예로 풀려난 최실자 전 원장이 여전히 재단운영에 입김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평택시청과 에바다재단측의 공문에 따르면, 에바다농아원은 지난 93년부터 최철수(가명·5세) 어린이 등 비장애인 2명을 농아원에 수용하면서 이들에 대한 신상을 관할 관청에 허위로 신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농아원측은 96년 11월 철수 군 등 2명을 청각·언어장애자로 신고해 평택시측으로부터 입소결정을 받아냈다. 그러나, 얼마 후 농아원 비리와 인권유린에 항의하는 농아원생들의 농성이 시작되면서 두 어린이는 입소자명단에서 빠졌다. 이후 올해 1월 에바다 재단측은 두 어린이를 다시 농아원생으로 등록했으며, 이를 통해 식비·부식비·연료비·피복비 등의 보조금을 타낸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에바다재단 측은 철수 군을 데려가기를 원하는 가족들의 요구마저 거부하고 있다. 지난 12일 철수 군의 할머니(충남 서산)와 어머니가 직접 에바다농아원을 방문하기도 했으나, 농아원측은 93년 철수 군의 어머니가 작성했다는 '포기각서' 들먹이며, 아이의 인도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에바다농아학교 내에는 최실자 전 원장의 감독 또는 묵인 아래 건물 외벽마다 "이성재 의원 사퇴하라"는 등의 구호가 적혀 있으며, 학교 측은 재단에 반대해온 농아학생과 교사들의 출입을 10여 일째 가로막고 있다. 이성재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자신을 에바다 이사장으로 선임해 줄 것을 평택시장에게 요청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평택시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며, 학교 출입을 봉쇄당한 농아학생들은 오늘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 앞에서 비리재단 퇴진을 요구하는 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에바다농아원 사태는 지난 96년 11월 재단비리에 항의하는 농아원생들의 농성이 시작되면서 비롯됐으나, 비리를 저지른 운영진이 계속 재단 운영권을 장악하면서 현재까지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