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교사 해고 위협… 경기도교육청 방관
평택 에바다농아원(에바다농아학교) 사태가 오늘로 만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11월 27일 재단의 강제노동 및 학대에 견디다 못한 원생들이 농성에 돌입한 이래, 1년이 경과한 지금까지도 에바다 사태는 원점을 맴돌고 있다.
현재 에바다 농아원생 20명은 농아원에서 3km 남짓 떨어져 위치한 임시거처(해아래집)에서 숙식과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농아학교 교사 12명과 통학생 18명도 함께하고 있다.
1년 가까이 장기농성을 벌여온 에바다 원생들이 학교로 복귀했던 것은 지난 10월 1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평택시청 등 관할관청이 시정조치를 약속한 뒤였다. 그러나 복귀 열흘만인 10월 28일 그동안 농성에 반대해온 원생 일부가 교사들의 출근을 저지하고, 농성에 참가했던 원생들이 교내에서 협박과 폭행을 당하면서 농성은 재개되었다.
재단측은 “원생들이 스스로 내쫓은 것이라 말릴 수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내쫓긴 농성자들의 주장은 다르다. 권오일(학생주임) 교사는 “학교 복귀후 27일까지 정상적으로 학생들과의 관계가 유지되었다. 그런데 27일 교장과 재단측에 내년도 위탁교육을 신청하라는 이야기를 하고난 뒤, 갑자기 28일 오전 출근을 저지당했다”며 “재단측이 일부 정신지체아 또는 이해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동원해 우리를 내몬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사의 설명에 따르면, 재단측이 학내 정상화가 안됐다는 이유를 내세워 내년도 위탁교육을 신청하지 않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잉여교사를 해고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물론, 해고대상자는 1년간 농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교사들이다.
재단, 국회 지적사항 전면 거부
농아원측은 또 현 이사진의 전면개편과 관선이사 파견 등 국정감사 당시 지적된 사항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또 지난 1년 사이 재단이사장과 일부 직원이 횡령죄 등으로 처벌을 받기도 했지만, 오히려 재단측 인사들이 재단운영 전면에 나선 상황이다. 사태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관할 관청의 태도는 무책임하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학교폐쇄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아이들의 수업권 보장을 위해 그저 관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농성자측은 이러한 관청의 태도에 불신을 감추지 않았다. 권오일 교사는 “재단비리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재단을 비롯해 시청, 경찰 등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가 이뤄지는 방법밖에 없다”며 “현 이사진에 대한 승인을 전원 취소하고 전문가로 이뤄진 이사진을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바다 싸움은 장애인들의 희망”
해아래집의 에바다 원생과 교사들은 오늘 저녁 6시 조촐한 행사를 갖기로 했다. 지난 1년간의 싸움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보기 위해 학생, 학부모, 관련단체 인사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권 교사는 “교무실에 갇혀 고문을 당하고 오줌물을 뒤집어쓰는 등 지난 1년 동안 당한 고통은 상상도 못한다. 하지만, 전국의 수백 개 사회복지시설에서 에바다농아원을 지켜보고 있다. 4백만 장애인이 주목하고 있는 이 싸움을 포기한다면, 장애인들은 희망을 잃게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