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국본 소속 52개 단체 공동선언 발표
김대중 정부 집권 1년의 인권 및 개혁 실상과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강력한 비판과 함께 “개혁노선의 혁명적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변, 참여연대, 전국연합 등 52개 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고용․실업대책과 재벌개혁 및 IMF 대응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는 23일 각 단체 대표자 공동선언을 발표해 “김대중 정부의 개혁은 민중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독점자본과 기득권 집단을 위한 개혁에 다름 아니었다“고 비판하며 “김대중 정부가 민중적 개혁의 길을 부정할 경우, 역사와 민중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범국본 소속 단체들은 또 인권대통령을 표방한 김대중 정부의 인권실태에 대해서도 “김대중 정부 하의 민주주의와 인권현실은 도리어 악화일로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가 야심적으로 추진하던 국가인권위원회는 그 독립성과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으며, 국가보안법을 유지하고 준법서약이라는 사상통제제도를 도입하고서도 과연 인권대통령으로 자처할 수 있냐”고 반문하며 ▲국가보안법 철폐 및 준법서약제 폐지 ▲국가인권위원회를 허구화하는 법무부장관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공동선언문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이라는 미명 아래 생존의 벼랑으로 내몰린 현실 △주거권을 지키려는 철거민들에 대한 탄압 △생존형 노점상에 대한 단속과 폭력 △공허한 말장난으로 끝난 농가부채 탕감 약속 △어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한 굴욕적 한일어업협정 등을 지적하며 “노동자와 민중의 삶이 더욱 열악한 방향으로 ‘구조조정’된 것이 지난 1년의 실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현 정부가 자랑해온 재벌개혁 문제에 대해 “그 실체는 노동자와 민중들의 고통과 눈물을 담보로 한 ‘효율적 재벌체제로의 재편’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하며, “김대중 정부는 구조조정이라는 이름 아래 재벌의 자기합리화를 지원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범국본은 이같은 비판아래 ▲경제파탄 주범 재벌총수 및 정치인, 관료 처벌과 재벌재산 환수 ▲5대 재벌총수의 경영권 박탈 ▲IMF협약 철폐와 외채탕감 추진 등 13개 사항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