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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터뷰> 노인규(조선이공대 98학번)

"힘들지만 희망을 가져요"


뜨거운 햇살이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명동성당의 단식농성장. 한총련에 대한 이적규정 철회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중인 3백여 대학생 가운데 한 학생을 만났다.
엿새째 명동성당에서 노숙을 해왔다는 노인규 씨. 한총련 간부들에 비해 까마득한 후배이면서도 노 씨는 자기보다 후배인 새내기들을 사뭇 걱정하고 있었다.

"대의원들이 단식에 들어갔는데, 혼자 밥을 먹고 있다는 게 너무 미안했어요. 토요일(24일)까지 시한부 단식을 하기로 모두가 결의를 모았어요."

"처음에 대의원대회 참석 차 올라왔던 새내기들 가운데 대부분은 내려갔어요. 지금 중간고사 기간인데, 그것마저 빠져가며 단식농성에 참여하겠다고 결의한 새내기들만 남아 있어요."

노 씨는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상경했다고 말했다. "부모님들도 한총련의 주장을 이해하세요. 다만, '왜 하필 너냐'며 걱정을 하시는 거죠. 오늘 아버지 생신이라 전화를 드리고 일요일엔 내려가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일주일 가까이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고 노숙생활을 하다보니 지치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투쟁한다고 먹혀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힘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파업중인 노동자 아저씨들과 함께 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고 힘도 나요. 명동 거리에서 선전활동을 할 때, 처음엔 외면하던 시민들도 이제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노 씨는 "김대중 대통령이 1년만 참자고 했을 때 우리도 믿었지만, 이제 와서 다시 또 참으라고 하니까 우롱당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새내기들이 다칠까봐 걱정"이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은 의외로 밝았다. 큰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해야할 일을 하고 있다는 그의 신념이 힘든 농성투쟁을 버텨주는 힘인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