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합법화에 초대받지 못한 해직교사
해직교사의 썰렁한 사무실에/ 제자들이 찾아오는 날은/ 복사 꽃이 핍니다(중략)/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눈물로 만납니다/ 반가움보다 눈물이 먼저 앞서고/ 돌아가고 난 뒤의 빈자리가 너무 커/ 아직도 우리는 아물지 않은 상처로 만납니다(중략)/ 올해도 해직교사의 스승의 날은 옵니다. - 도종환 씨의 '해직교사의 스승의 날' 중에서 -
화요일 오전마다 장형선(39, 전 경남창영여자고등학교 일본어 교사) 씨는 교육부로 향한다.
어느새 6달째로 접어든 '해직교사 완전 복직과 임용제외자 발령 촉구' 교육부 항의집회. 친숙해진 선생님들이 다가와 안부를 묻는다. 이들은 적게는 몇달에서 길게는 20년이상 학교로 돌아가지 못한 해직교사들이다.
장 씨는 전교조 활동으로 파면된 후 지난 10년동안 수 없는 좌절을 경험하면서 아이들에게 무언가 잘못해 벌을 받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다.
여러 차례의 고비 끝에 드디어 지난해 복직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사무착오로 서류가 누락돼 복직에서 제외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실수 였으니 다른 구제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교육부는 전교조 관련 복직은 끝났다며 복직을 거부했다. 그렇게 전교조 활동으로 파면돼 복직을 거부당한 사람만 26명이다. 또한 시국사건과 사학 민주화 투쟁으로 파면된 이들 역시 아직 학교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79년 남민전 사건으로 구속된 신우영(53, 전 서울 우신중고등학교 윤리 교사) 씨는 '아이들과 함께 배우는 교육'을 기대하며 20년동안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사학 민주화 투쟁에 앞장서다 학교측에 의해 해임된 김영미(전 경기여상 교사) 씨도 아이들 곁에 돌아갈 날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해직교사의 복직기준을 '전교조' 관련여부로만 판단하여 부당함에 항거한 교사들의 복직을 거부하고 있다.
오늘(7월 1일)은 전교조가 출범 10년만에 합법화를 맞는 역사적인 날이다. 하지만 교문 밖에서 이를 바라봐야 하는 해직교사 199명이 남겨져 있는 한, 전교조의 진정한 합법화는 아직도 멀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