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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미군 설치는데 지켜만 보나

주한미군, 군산경찰서 한통속 인권유린


미 헌병대가 사회단체 활동가들을 불법적으로 연행, 구금하여 전북지역 사회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9시경 문정현(군산미군기지 우리땅찾기 시민모임 상임대표) 신부 등 전북지역사회단체 활동가 3명이 미 헌병대에 의해 강제 연행됐다. 문 신부 등은 한미행협 개정 촉구를 위해 같은 날 오후 2시 미군기지 앞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합법집회가 경찰에 의해 무산되자 오후 7시경부터 군산미군기지 앞에서 평화적 집회보장과 군산 미 공군사령관의 면담을 요구하는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이때 중무장을 한 미 헌병대가 다가와 아무런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문 신부의 손을 전선 플라스틱 줄로 묶은 후 연행했다. 이에 항의하던 오두희(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집행위원장) 씨와 김민아(군산우리땅찾기시민모임 간사) 씨 역시 손이 묶인 채 연행됐다. 문 신부 등은 골방에 감금됐으며 곧 전선 줄 대신 수갑이 채워졌다.

영문도 모른 채 미 헌병대에 불법구금을 당하던 3인은 밤 10시 10분 경 군산경찰서에 인계됐으며 이후 군산경찰서에서 새벽 2시경 풀려났다.

오 씨는 "미 여자 헌병에 의해 몸수색을 당했는데 남자헌병들이 곁에 있어 이들을 내보내라고 요구했지만 남자헌병들이 내려다보는 가운데 몸 깊숙한 부분까지 수색했다"며 분노를 표했다. 오 씨는 강제연행 과정에서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문 신부는 "한국경찰은 우리가 미군에 의해 강제불법 연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미국은 한미행협만 믿고 안하무인식으로 행동하고 있는데 한국정부는 자국민보다 이들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의 김동심(27) 간사는 "한미행협상 미군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한국정부를 상대로 '한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위자료 청구소송 등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술 더 뜨는 경찰

한편 같은 날 오후 4시 기아특수강 해고자 전원복직을 요구하며 군산시 기아특수강 정 문 앞에서 집회를 벌이던 노동자들이 경찰들에게 폭행 당하는 한편 강제 연행됐다.

민주노총 군산시지부 사무국장 최재석 씨가 전경의 방패에 찍혀 혼절한 상태에서 병원에 후송되는 등 다수의 집회참가자들이 부상을 당했고, 민주노총 전북본부 이송준 사무처장 등 7명이 강제 연행됐다. 이에 집회 참가자들이 군산경찰서 앞에가 항의하자 경찰의 폭행은 오히려 계속돼 개정병원 조합원 신대욱 씨 등이 부상을 입고 실신해 병원에 후송됐다. 이들은 9일 현재까지도 병원에 입원중이다.

7명의 연행자 중 6명은 7일 오전 7시경 풀려났으나 윤철수(군산노동자의집) 씨는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지난 8일 구속됐다.

경찰의 이유 없는 폭행이 계속되자 9일 오후 2시, 전북 지역 시민단체 회원과 노동자들은 '경찰폭력과 구속, 미 헌병대의 불법 구금' 등에 항의하는 집회를 개최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부상자가 발생해 병원에 후송됐다. 항의 집회는 9일 오후 8시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전북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매주 미군기지 앞에서의 집회가 계속되자 미군과 한국정부측이 군산경찰서에 압력을 넣어 경찰들이 안하무인으로 행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군산경찰서측은 "기아특수강 집회에 참가했던 노동자들이 고의적으로 전투경찰에게 계란을 던지는 등의 행위를 해 이를 제지하던 과정에서 마찰이 발생했을 뿐"이라고 대답하는 한편 부상자 발생과 미군의 불법구금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