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에서 범종교인대회 가져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4개 교단의 종교지도자와 신도들이 한 목소리로 “국가보안법 철폐”를 요구하고 나섰다.
27일 저녁 7시 명동성당 입구에는 수녀장상연합회 소속 수녀 2백여 명 등 4백여 명의 종교인들이 모여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범종교인대회’를 열고 국보법 폐지운동의 열기를 드높였다. 그 동안 교단별로 각각 진행되어 오던 국가보안법 폐지운동이 범 종교계 차원의 단일한 기치 아래 전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집회는 21일째 단식기도를 진행중인 천주교 사제단의 보고로 시작됐다. 단식단 가운데 문정현 신부가 지난 24일 쓰러져 병원치료를 받기도 했으나, 사제단은 “단식기도회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강한 결의를 보였다. 이어 연설에 나선 홍근수 목사, 청화 스님, 정성길 교무 등 각 교단 종교지도자들도 국가보안법 폐지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참석자들도 결의문을 통해 “여러 교단의 종교인들이 하나의 마음으로 민족의 해원과 상생, 기본적인 인권보장을 위해 악법을 폐지하고 정의의 법을 세우는 행진에 함께 한다는 것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국가보안법 폐지야말로 각자의 신앙을 넘어 민족과 인권을 세우는 공동선”이라며 연대투쟁의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촛불시위에 돌세례
한편,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이 명동성당을 나와 촛불행진을 시도하자, 전경들이 이를 강력히 제지하면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중부경찰서 보안과 소속 사복경찰들이 시위대를 향해 돌을 던져 시위대열에서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