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농성장 침탈에 분노 들끓어
7일 민주노총은 경찰에 의해 농성장이 침탈당한 것에 항의해 긴급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김대중 정권의 퇴진 투쟁 불사를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6일부터 여의도 국회앞 도로변에서 노동시간 단축법 등 10대 개혁입법의 제정 및 개정을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민주노총의 농성 천막이 경찰에 의해 한 차례 철거된 뒤 민주노총 이수호 사무처장과 영등포 경찰서장 사이에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한 농성에 합의했다. 그러나, 경찰은 약속을 어기고 7일 오후 6시경부터 경찰병력 5백여명과 지게차를 동원, 농성장 철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농성장을 지키던 20여명의 민주노총 조합원 등을 강제 연행했고, 이 과정에서 김영제 민주노총 통일국장 등 3명은 심한 부상을 당해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하였다.
이런 상황을 접한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은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김대중 대통령 등의 사과 △수도권 단위노조 간부들의 여의도 농성장 집결 △8일 중식집회와 철야농성 등을 결의하고,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사과가 없을 시 정권 퇴진 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사건에 대해 “노동자들의 투쟁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를 차단하기 위해 농성장을 침탈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강도높은 투쟁을 결의한 것이다.
이런 민주노총의 방침에 따라 사건 직후 수도권 지역의 민주노총 소속 단위 사업장의 간부들이 농성장으로 집결하고 있으며, 민주노총은 7일 자정 현재 천막 2동을 다시 세워 정부에 대한 저항이 말만으로 끝날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