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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대법원 판결, 누가 믿고 따를까?"

강신욱 검사, 결국 대법관 인준


10일 국회는 대법관 후보자 인준 표결에서 '유서대필'사건의 지휘검사였던 강신욱 고검장을 대법관으로 인준하여 각계의 빗발치는 비난을 불렀다.

이날 강 후보자에 대한 표결결과는 투표인 252명에 찬성 178, 반대 69, 기권 3, 무효 2표이다. 또한 삼성 SDS 판결에서 재벌의 부세습에 동의한 것이 아니냐는 이유로 시민단체가 반대한 박재윤 후보자 등도 무난히 대법관으로 인준됐다.

의원 개개인의 의사에 맡겨진 이날 표결결과에 대해 인권운동사랑방(대표 서준식)은 "이들은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외면했으며, 강기훈 씨와 고 김기설 씨의 가슴에 또 한차례 못질을 한 것"이라며 "이들 의원에게 상식과 정의가 남아있기나 한 것인지 의심치 않을 수 없다"고 힐난했다.

민주노동당(대표 권영길)은 "증거은폐와 강압수사의 의혹을 받고 있는 정치검사가 대법관으로 인준돼 대법원 판결을 누가 믿고 따를 것인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공동대표 김중배 등)도 논평을 통해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을, 법조계 내부의 인맥관계나 검찰에 대한 특수한 고려 등을 이유로 인준했다면 국회의원의 임무를 방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참여연대는 무기명이 아닌 '기록표결'에 의한 후보인준을 촉구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송두환)은 논평에서 "후보자 6명 모두에게 임명동의가 이루어 졌다는 소식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면서, "사법부의 민주적 정당성과 헌법적 정통성 회복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법률소비자연맹 윤소라 부장은 "유서대필 사건은 91년 당시 위기에 빠진 노태우 정권의 위기탈출을 위한 기획수사"라며, "유서사건 자체가 사건이 될 만한 것이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한 일간지의 법조기자는 "강신욱 대법관이 주심을 맡는 판결의 신뢰성이 의심받을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했다. 그는 또 "당사자가 대법관으로 있고, 당시 수사에 참여한 신상규 검사 등이 여전히 현직에 있는 한 유서대필사건은 담당검사들을 영원히 쫓아다닐 것"이라며 "피해당사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인권지기의 박용배 씨는 "반인권행위를 한 강신욱 후보자가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것 자체부터가 잘못된 일"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민예총 임명구 사무총장은 "반인권전력을 가진 강신욱 검사가 대법관이 되어 대법원이 수행해야할 인권수호의 임무가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6명의 후보자 대부분이 국가보안법에 '국민적 동의로 개정하면' 등의 단서입장을 밝혀 법조전체가 보수성향을 강하게 띨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조승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대외협력위원장은 "한국 의회정치가 양심의 목소리를 쫓기보다는 권력의 목소리를 쫓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며 "법조의 수장이라는 대법관이 됨으로써 법치는 멀고 인권은 더욱 험난하다는 사실을 강 검사가 일깨워주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