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에서 대규모 2000년 국제법정 예정
일본군 성노예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국제전범법정이 열린다. 물론 처벌권한이 있는 법정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국제법정은 지난 20세기에 발생한 세계 곳곳의 전범재판소에서 활동한 사람들이 직접 판사와 검사로 참여하여 공신력을 높이고 국제여성단체와 인권단체들이 대규모로 조직되어 반인륜 범죄를 세계 인민과 역사의 이름으로 단죄할 자리다.
12월 7일부터 3일간 동경에서 열리는 '2000년 일본군 성노예 전범 국제법정'(아래 국제법정)은 아시아 피해 8개국과 일본의 민간단체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1천여 명의 세계 인권․평화․여성단체들이 참여한다.
이번 국제법정에는 유고와 르완다 전범재판 시 '폭력을 당한 여성을 위한 검사보'로 활동한 파트리샤 베세(아프리카계 미국인) 씨가 검사로 참여하고, 북한을 포함해 일본군에 의해 피해를 당한 아시아 8개국의 검사단이 구성된다. 또한 판사단으로는 피에르 싸네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을 비롯하여 아르헨티나 출신의 국제여성판사연합의 대표인 카르멘 마리아 아지베이 씨와 전 유고전범재판소 재판장으로 활동했던 가브리엘 컥 맥도널드 씨 등 전쟁범죄와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의 권위자들이 직접 참여한다.
또, 가이 맥두걸(전 유엔 인권소위원회 특별보고관)씨 등 국제 인권전문가들이 직접 증인으로 참가해 일본군 '위안소'의 존재유무와 일본의 천황제, 성 노예 범죄의 국가책임, 일본군대사에 대해 증언할 계획이다.
'2000년 국제법정 한국위원회'의 신혜수 대외협력위원장은 이번 국제법정의 의미에 대해 "일본군 성 노예 사건을 국가에 의한 반인륜 범죄로 명확히 규정하고 일본정부를 압박해 공식사과를 비롯한 후속 조치의 이행을 강제하며, 동경전범재판소에서 드러나지 않은 군 위안부 문제를 세계 시민사회의 이름으로 직접 제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국제법정 기간에 남․북은 기소장을 공동 작성해 일제시대 미청산 과제인 위안부 문제에 함께 대처할 계획이다. 또한, 아시아와 유럽 등 각국의 민간단체들은 11월 22일 세계 곳곳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동시다발 시위를 계획하고 있으며 국제법정이 열리는 기간 세계 곳곳에서는 심포지움을 비롯하여 일제의 만행을 알리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2000 국제법정 한국 실행위원회는 모두 78명의 대표단을 파견한다.
◎ 문의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02-365-4016, 고동실 간사)
<동경전범재판소란>
일제가 항복한 후 1946년부터 3년에 걸쳐 연합국들에 의해 진행되었으며 920여명의 일본인에 대해 사형을 선고하고 3천여 명을 유기형에 처했다. 그러나, A급 전범의 경우 쓰가모 형무소에 수감되었던 7명만이 교수형에 처해졌다. 또 침략과 학살, 식민지배의 최고책임자인 아키히토 천황은 동북아시아지역의 공산권 국가들을 경계한 미국의 철저한 비호 아래 책임을 모면했으며 생체실험과 성 노예 범죄 등의 반인륜 범죄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